울산 삼산 번화가 ‘오수관 실종’…수십년간 태화강에 오물 유입
디자인거리 일부 구간 미매설 생활 오수 태화강으로 직방류 지반침식 싱크홀 우려 등 심각 1990년대 구획정리 당시 누락 오수통, 우수관 잘못 연결 추정
2026-04-07 심현욱 기자
7일 남구에 따르면 삼산동 디자인거리 약 50m 구간에 오수관로가 매설되지 않은 상태로 파악돼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삼산동의 한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A씨는 수십 년간 오수 역류 문제를 겪으며 해결을 위해 관련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하에 매설된 오수통에 연결돼 있어야 하는 오수관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수십 년 전부터 물이 안 빠지고 막혀서 매달 남구에서 뚫어 줘 왔다”며 “하지만 최근 건물주 책임으로 뚫어야 한다길래 공사를 했는데, 오수통에 오수관이 연결돼 있지 않았다. 건물을 직접 지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황당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땅 밑으로 오수가 역류하며 주변이 썩어있고 빈 공간도 있었는데, 자칫 싱크홀이라도 발생하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수와 우수는 구분 처리가 원칙이다. 생활오수는 오수관을 통해 각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는데, 이렇게 모인 오수는 침전, 여과 등 처리 과정을 거쳐 기준에 맞게 공공 수계로 방류된다. 반면 우수관에는 빗물이 모여 배수장으로 모이고 태화강으로 배출된다.
남구는 문제를 확인하고 울산시에 예산을 요청해 조치할 계획인데, 오수관 미개설, 우수관 오접 등 구체적인 원인 파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건물은 지난 2001년 준공됐으며, 1990년대 구획정리 단계에서 오수관 매설이 누락된 탓에 공사 당시 우수관에 오수통을 연결한 것으로 남구는 추정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30~40년 전 구획정리 당시 빠져 있던 부분이 많다”며 “해당 건물에 우수관 오접 부분을 확인했고,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정비 공사를 진행해 오수관을 설치·연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구뿐만 아니라 중구 등 지역의 오래된 곳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며 “이런 문제가 관내에 또 발생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는데, 시와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산동 지역에 대한 경사(구배)정리도 필요하다고 지적된다. 과거 갯벌 지역이었던 삼산동은 지형 특성상 오수·우수 등 배출이 쉽지 않아 역류·땅 꺼짐 등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울산연구원 환경안전실 윤영배 박사는 “삼산동은 충적층이라서 지반 안정화가 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어쩔 수 없이 부동침하가 일어날 수 있다. 기존 매설된 지하 파이프라인들이 설계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