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첫 동성부부 혼인평등소송…“차별 마침표 찍어달라”
울산에서 처음으로 동성부부가 법적인 혼인 관계를 인정받기 위한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차별의 마침표 찍어달라”라며 법원의 판단을 촉구했다.
성소수자인 오승재(20) 씨는 8일 울산가정법원 앞에서 울산인권운동연대, 모두의 결혼 그리고 21개의 단체와 함께 혼인평등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씨는 지난달 23일 울산 남구청에 남편인 이현중(가명) 씨와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현행법상 수리할 수 없다”라는 답변과 함께 불수리 처분을 받았다.
2022년부터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혼인의 의사를 갖고 부부로 살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도 해놓은 상태다.
공단에서 받은 자격확인서에는 오씨가 이씨의 사실혼 남편으로 기재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혼인신고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자 평등권 침해를 주장하며 이를 불복하는 혼인평등소송을 이날 울산가정법원에 접수했다.
오씨는 “남편은 조선소 노동자인데, 조선소에서 자주 산업재해가 발생한다. 과거 산업재해를 경험한 적도 있다”라며 “앞으로 다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법적으로 배우자 자격을 인정받지지 못해 도울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부를 비롯한 성소수자 부부들이 넘어야 할 유일한 장벽은 법과 제도 뿐”이라며 “울산가정법원이 용기를 내 지역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차별의 마침표를 찍어달라”라고 호소했다.
울산 혼인평등소송 대리인단 박한희 변호사는 “현행 민법에 동성혼을 금지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고, 동성혼은 혼인 무효와 취소사유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소수자 인권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법원이 보여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분명한 혼인의사를 갖고 증인 등 필요한 내용을 갖춰 혼인신고한 것에 대해 남구청이 불수리처분을 계속 고수한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혼인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대리인단에서는 불수리처분의 근거라 할 수 있는 민법 조항에 대 위헌법률심판제정신청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각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모두의 결혼은 이번 소송 제기를 시작으로 ‘노동자 도시 울산, 사랑도 평등하게’라는 슬로건으로 혼인평등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24년 10월 10일 10쌍의 부부가, 그리고 이날 오승재씨를 비롯한 3쌍의 부부가 울산, 대구, 부산에서 각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