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철도 중심 전환에 승객 반토막…활로 찾기 안간힘

[울산고속·시외터미널의 미래] (상) 끝없는 이용객 감소

2026-04-13     심현욱 기자
이용객들이 울산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에 앉아있다.
울산의 관문 역할을 해온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이 역대 최악의 이용객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부지 소유주이자 사업 시행자인 롯데쇼핑㈜은 두 터미널의 ‘통합 운영 가능성 및 효율적 운영 방안’을 검토하며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화강역 활성화와 올 하반기 도시철도 트램 착공에 따라 울산 교통체계가 ‘철도’를 중심으로 구축되는 상황에서 낙후된 도심 버스터미널 변화 방안 모색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편집자 주>

13일 울산시와 롯데쇼핑에 따르면 울산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이용객은 수년 사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지난 2019년 160만여명에 달했던 이용객은 2024년 75만여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68만9,980명 수준까지 떨어지며 매해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시외·고속버스 노선 역시 운행이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시외버스의 경우 2021년 용인·남마산·장승포행 노선을 시작으로 의정부·고양·청주·부산 등 노선까지 휴지 상태에 들어갔다. 고속버스는 대구·대전·익산(군산) 등 노선이 폐지되거나 통합 및 이전되며 현재는 서울·전주·광주 3개 노선만 운행 중인 상태다.

수도권 방향을 운행하는 한 버스 기사는 “과거 주말에는 주로 만석이었다”라며 “조금씩 승객이 줄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만석은 어림도 없다. 사람들이 다 기차 타러 가니까 버스 수요가 줄어드는 게 확연히 체감된다”라고 말했다.

울산시외버스터미널 내 점포가 수년 째 공실 상태로 남아있다.
이용객 감소는 터미널 내부 풍경마저 바꿔놨다. 시외버스터미널 내 일부 점포는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공실인 상태고, 고속버스터미널은 수년 전부터 매표소 창구를 닫고 키오스크를 통해 발권하고 있다. 이용객 감소는 상권 침체로 이어지고, 다시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수십년 째 터미널을 지키고 있는 상인마저도 이제는 한계 수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코로나 처음 왔을 때 옆 가게가 나가더니 아직까지 아무도 안 들어오고 있다”며 “손님이 계속 줄어서 장사가 안된다. 1년 단위로 계약하고 있는데, 우리도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안정적인 터미널 운영을 위해 시설을 개선하거나 운영사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각 터미널에 냉·난방 대기 공간을 조성하거나 화장실을 리뉴얼 하는 등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준공된 지 30년이 가까워진 건물 특성상 전반적인 낙후로 단순 리모델링 등 시설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관계자는 “승객 감소로 이미 이익률은 적자”라며 “과거에 1만명 정도를 수용하는 규모로 터미널 지어졌는데, 요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00명 미만이다. 이 면적을 들고 있는 것도 무리다.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버스터미널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철도 중심의 교통체계 변화로 지목된다. 태화강역 동해남부선과 함께 KTX-이음, ITX-마음 또한 운행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 도시철도 트램 건설도 예정돼 있어 철도 중심 교통체계 변화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결국 삼산동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예측된다.

롯데쇼핑은 이 같은 교통 환경 변화에 따라 올해 초 고속·시외버스터미널 통합 운영 가능성 및 효율적 운영 방안을 검토하며 관련 운영 효율화 방안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통합 등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다만 통합을 염두에 두고 하는 용역은 아니다. 상반기 중 용역이 마무리되면 결과를 토대로 울산시와 논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 고속버스터미널(남구 삼산로 288)은 2001년, 시외버스터미널(남구 화합로 133)은 1999년에 각각 준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