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공기관 하청노조도 원청 교섭 요구 본격화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 소속 8곳 내달부터 시·구청 등 6곳에 전달 고용 안정·처우 개선 등 요구 “불응시 노동위원회 판단 요청”

2026-04-16     김귀임 기자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16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과 원청 교섭에 돌입할 것을 선포했다. 김귀임 기자
울산시청을 비롯한 지역 공공·준공공 기관을 상대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본격화되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행정기관은 예산·인사 권한이 엄격히 제한돼 있어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과 임금·고용안정 등 교섭 범위를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에 따르면 지역 8곳의 공공부문 하청노조는 다음 달부터 울산시청·동구청·북구청·울산대학교·경동도시가스·울산대학교병원 총 6개 기관에 ‘원청교섭 요구안’을 전달한다.

이번에 요구안을 전달하는 하청 노조는 공공운수노조에 소속된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지회, 울산대학교 들국화지회, 동구청체육시설지회, 울산체육시설지회, 장애인콜택시부르미지회, 울산시환경에너지타운지회, 울산동구노인요양원분회, 울산대병원민들레분회다. 각 노조에는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병원 장례식장 하청 직원, 대학 청소미화원, 체육강사, 장애인 콜택시 운전원 등의 노동자가 소속돼 있다.

이들은 만약 5월 말까지 원청이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미이행 시정 신청 및 사용자성 판단 신청 등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첫 번째 행보에 나설 공공부문 하청노조는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지회다.

권미숙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지회 지회장은 “서비스 점검원으로 17년째 근무 중이며, 우리 노조는 지난 2014년부터 줄기차게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와 교섭을 시행해왔지만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라면서 “2019년에는 안전점검원 성추행 문제가 발생했던 만큼 하청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경동도시가스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 역시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개정 취지에 반하는 원청교섭 거부와 회피가 공공부문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울산시와 각 구·군 지자체는 지방공공기관 및 민간위탁 사업장의 모범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 지방정부는 교섭의 당사자로 노정교섭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이들 하청노조는 상시·지속업무 기간제 정규직 전환, 무기계약직·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원청에 ‘고용 안정’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요구는 노란봉투법이 공공부문과 준공공 영역까지 확산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그간 제조업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원청교섭 요구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지역 노동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 응답’을 한 사업장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다만 공공의 역할을 부담하는 원청 입장에서 청소·서비스 노동자 등까지 교섭범위에 들어간다면 예산·인사 운영 전반에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원청 관계자는 “얼마 전 정부가 화성시와 체육강사노조 간 ‘사용자성 판정’과 관련해 법률이나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 따라 정해진 근로조건은 ‘공공정책의 결과’일 뿐이라며 원청의 손을 들어 준적 있다”라면서 “정부 입장과 진행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