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웅덩이 갇힌 태화강 잉어 떼…알고보니 ‘산란기’라

신삼호교 아래 수십 마리 갇혀 요동 시민들 집단 폐사 우려…민원 잇따라 매년 4월 반복되는 잉어 산란기 특성

2026-04-27     심현욱 기자
울산 남구 신삼호교 아래 물가에 잉어떼가 모여있다.
울산 태화강에 서식하는 잉어 떼가 물웅덩이에 갇혀있는 현상이 목격되면서 시민들이 집단 폐사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남구와 가까운 신삼호교 아래 물가에 수십 마리의 잉어들이 밀집해 있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특히 잉어들이 지느러미를 수면 위로 드러내며 퍼덕거리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산소 부족 등으로 집단 폐사를 우려하며 관할 지자체에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폐사한 잉어 모습
이날 찾은 남구 삼호섬 인근 물웅덩이에는 최대 50㎝가량의 잉어 수십 마리가 모여 있었고, 주변에 물이 마르며 땅이 드러난 곳에는 잉어 사체들도 있었다. 이곳은 웅덩이 수심이 얕은 데다가 태화강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물길이 없어 이 같은 현상을 목격한 시민들은 집단 폐사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운동을 하러 나온 한 시민은 “최근에 비가 많이 오고 물길이 생기면서 지난주부터 잉어들이 웅덩이에 모여 있다”라며 “다시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잉어들이 빠져나갈 곳도 없는데, 수십 마리나 되는 잉어들이 다 죽을까봐 걱정된다. 어제는 환경단체가 잉어 몇 마리를 건져서 태화강에 풀어주는 것도 봤다”라고 말했다.

울산 남구 신삼호교 아래 물가에 잉어떼가 모여있다.
현상을 목격한 시민들의 기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는 고립이나 폐사 전조 등 상황이 아닌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산란기 행동으로 파악됐다.

잉어는 수온이 상승하는 4월부터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 수심이 얕은 곳 등에서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유속이 느리고 수온이 높은 이곳은 잉어들에게 최적의 산란 장소로 꼽힌다.

울산시는 매년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매년 잉어 산란철이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시민들이 많이 보신 것 같다”라며 “산란을 마친 잉어들은 추후에 비가 내리면 다시 태화강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또한 산란 과정에서 수컷끼리 경쟁하며 기력이 다해 죽기도 한다. 현재 태화강 수질은 서식하기 좋은 상태다. 오히려 잉어를 옮겨 놓는 등 행위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잉어뿐만 아니라 황어, 숭어 등도 태화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산란하는 특징이 있다”라며 “잉어들이 모여 있는 물웅덩이가 금방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