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체험학습 위축 안 돼”…교원단체 “책임 구조부터 바꿔야”

현장체험학습 두고 정부·교단 시각차

2026-04-28     정수진 기자
수학여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의 소풍·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위축과 관련해 “책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교원단체들이 잇따라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근 학교 현장에서 소풍·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이 줄어드는 상황을 언급하며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라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구더기가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장독 자체를 없애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며, 안전 우려가 있다면 안전요원 보강과 자원봉사자 활용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 교원·교사단체들은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원인을 단순히 교사의 책임 문제로 보는 시각에 대해 반발했다.

울산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본질이 ‘책임 회피’가 아니라 ‘책임 집중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 발생 시 교육당국의 보호 없이 교사 개인이 민·형사상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며,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또 법적 보호 없이 체험학습을 강조하는 것은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의 사명감만을 요구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전요원 확대 역시인력이 추가되더라도 사고 발생 시 최종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귀속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교사의 법적·심리적 부담을 단순화하는 표현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교사노동조합은 정부와 교육당국에 △현장과의 소통 강화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 완화 △국가와 교육청의 책임 분담 △법률 지원 체계 강화 △현장 의견을 반영한 운영 기준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어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학생의 배움도 온전히 보장될 수 있다”며 “교사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등도 논평과 입장문을 내고 “사고 발생 시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근본 문제”라며 “국가 차원의 보호 장치와 책임 분담 체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