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의 정치무협] 천하 양분지계로 세 결집에 나서라

병오 팔도무림대회전 (丙午 八道武林大會戰) - [6]

2026-05-03     김진영 편집국장
김진영 편집국장·이사

 페르시국에서 스탭이 꼬인 드런대공이 급살수를 맞았다. 모처럼 드런대공이 와신돈 힐든객사 연회장에 백악궁 출입나발들을 불러 만찬을 즐기던 중 육혈포가 터졌다. 와신돈국 서열 10위까지 몰살 위기였다. 사전차단으로 만찬장 난입은 불가였지만 철옹성이라는 백악궁 호위가 알고보니 당나라 군사 수준이었다. 자객은 남가주 출신 30대 협객. 은둔술로 조립한 산탄총을 품에 안고 보안대를 뚫은 그가 남긴 말은 ‘광인처단’ 네글자였다.

 열국상황이 혼란지세인 때 대한강호의 상황은 복잡지수다. 계엄잡수로 삼권장악을 노리던 보수석열이 옥사에 갇힌 후 ‘도리석열’로 추락하면서 와대궁주 재명통부의 파인대소는 한성 땅을 쩌렁쩌렁 울렸다. 머지않아 영웅이 이 땅에 올 것이라 이름자를 걸래청래(정청래)로 내건 청래는 팔도를 돌며 이번에는 8도두령 모두가 청포를 걸치게 하겠노라 서약서를 받고 다녔다. 신바람이 난 영교추태(서영교)는 여세를 몰아 재명통부 과거사 삭제신공(공소취소) 몰두잡수를 연마 중이다.

 4월 그믐을 지나면서 잘나가던 좌성마방 본채에 이상기류가 흘렀다. 호남방 금괴수뢰와 무사매수설에 낙동강 적색안료 살포설이 돌았다. 애가아냐(AI) 전문무사 아이정우(하정우)를 와대에서 빼내 부산북갑에 심었지만 보수동훈의 낙동방어술에 발목이 잡혔다는 첩보다. 아뿔싸, 대두부겸(김부겸) 출사 이후 달구벌 장악력이 급등지세로 알았지만 추풍경호(추경호) 등장으로 도루목 지세라는 급보다.

 

# 방울상단 연어성태 안먹히는 조작술

 와대의 강호민초 금괴살포에 지지세가 급등 중인 좌성마방은 연일 신바람이다. 무림대회 달포 전 선보인 ‘민생지원금박술’은 효과가 컸다. 여세를 몰아 외대통부 조작기소 모략청문이 갈수록 뜨겁지만 성과는 글쎄다. 영교추태가 게거품술로 방울상단과 감찰부를 몰아세웠지만 문제는 방울상단 연어성태(김성태)의 비협조였다. 여의나루 청문회장에 등판한 성태는 좌파 주장술인 ‘연어회식’ 의혹을 "좌파의 모함이자 사실무근"이라며 단칼에 잘랐다.

 당황한 영교추태는 방울상단(쌍방울)이 북극지(북한)로 송금한 800만 금괴가 재명통부의 방북용이 아닌 조작용이라 주장했지만 성태의 완강부인술에 안절부절이다. 한술 더해 영교가 몰아붙인 상용감찰을 두고 "수사에 진심인 감찰"이라 부추김 수를 사용하니 영교의 안면은 찌그러졌다.

# 우성마방 자중지란, 독존동혁 출입금지

 보수석열이 옥괴에 갇힌 후 도리석열로 돌아가 재판을 받던 날, 우성마방은 아수라장이다. 본채를 장악한 독존동혁(장동혁)을 향해 팔도 무사들의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달포앞 무림대회를 한성방과 부산방은 물론 달구벌과 울산방까지 독존동혁 출입불가로 치르겠다며 금줄을 치자 영남마방 대부분이 동조하고 나섰다.

 우성마방에서 신중행보를 이어가던 친윤무사들조차 "독조동혁이 민심이탈의 핵"이라며 쓴소리를 내뱉었고, 제명된 보수동훈을 중심으로 낙동방어선 구축을 위한 비법신수 전수에 부산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우성마방 여의나루 사무처는 팔도무사에 무림의 상징인 적토도포(빨간색 저고리) 대신 흰색 저고리를 입어도 좋다는 지침을 하달하기에 이르렀다. 관악 잠저에서 문수보살에 치성을 드리던 보살문수(김문수)는 달구벌과 경북마방에 무림선발 우파수장을 맡으며 우성무림 사수에 팔을 걷었다. 해법은 낙동방어선 철옹구축. 복권신술로 청포단자를 막아야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낙동지맥 한박동맹 적혈풍(赤血風) 부나

 부산마방에서 불기 시작한 적혈삼창술(赤血三唱術)이 재수통일(전재수)에 눌린 삭발형준을 부활시킨다는 첩보가 돌자 인근 경남마방과 울산마방에 달구벌까지 연합전술을 모색할 태세다. 태백산 황지 구문소(求門沼)에서 낙동지맥을 살핀 동훈이 부산북갑에 둥지를 틀자 동남권 우성마방에 온기가 돌았다. 삭발형준(박형준)이 재수통일에 역전신승을 구사할 길은 동훈의 낙동방어술(洛東防禦術)을 전수받는 게 유일하다는 현중의 비첩을 전해받은 뒤였다. 와대 신예로 아이아냐(AI) 돌풍을 지휘하던 아이정우(하정우)의 기세를 꺾고 부산방에 적혈삼창술을 퍼지게 하는 묘책은 우성결집술 뿐이었다.

 영남마방 본향 사수는 우성마방의 대업이 됐다. 내가조국을 평택으로 내몬 좌성마방이 아이정우를 북갑에 세운 것도 와대후광으로 재수통일을 보좌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구포나루 장터는 연일 청포와 적포가 주야로 뒤바뀌는 형국이지만 사정은 우성마방이 더 복잡해졌다. 아이정우를 내세운 재수통일의 와대뒷배술과 보수동훈이 펼치는 우성결집술이 낙동본류를 타고 팽팽한 기싸움을 펼칠 태세다.

 

# 울산마방 두령선발 단일화에 갇히나

 낙동강 하류의 전운은 태화강을 타고 울산마방으로 번졌다. 울산은 세 명의 고수가 각자의 비기를 품고 격돌하는 삼파전의 양상이다. 방주였던 두왕대부(김두겸)와 여의나루 무장이었던 변복상욱이 사퇴신공으로 계급장을 뗐다. 두왕은 재선필승의 중갑을 두르고 수성(守城)에 나섰다. 열국 상단 36조 금괴입수(투자성과)와 녹색금줄 해제신공(GB해제)이라는 성과를 내세우며, 울산방을 동북아 아이아냐(AI)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AI 신공’을 펼쳐 보였다. 재선방책으로 받은 밀지에는 ‘장기어신 불악이엄(藏器於身 不惡而嚴)’ 여덟 글자가 새겨졌고 현중거사로부터 환두대도까지 하사 받았다. 두왕은 신불집사 박사진구를 매일같이 신불에 보내 장춘오 일일계명을 받아보는 중이다. 이제 오월 춘풍이 불면 칩거 중인 열도무리가 태화들에 나와 우성결집술을 펼치게 하는 일만 남았다.

 두왕의 아성을 깨고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좌성마방 변복상욱(김상욱)의 초반기세가 일당백이다. 여론지수도 우세국면이다. 어준나발 꽃단지의 첫민심방을 하사받은 뒤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배수의 진을 친 상욱은 ‘교체론’을 들고 여의나루에서 깃발을 흔들었다. 변복의 뒷배는 와대 아닌가. 계엄의 밤, 도리석열의 등짝에 칼을 꽂고 청포로 갈아 입은 뒤 남산골 정기를 씻고 청룡포에 몸을 던진 그다. 지난 몇 개월 청포를 입고 익힌 비술은 우회선전술. 외투는 청포지만 속저고리는 붉은기운이 남았다. 보수에 진보를 뒤섞어 혼합잡곡을 만드는 융합비술의 묘수 아닌가. 우회술로 외곽을 쳐서 울산마방을 먹겠다는 계산이다.

 두왕과 변복의 상대는 또 있다. 바로 진보종훈(김종훈)이다. 진보의 뒷배인 석수샘물은 "일대일 정면승부도 진보종훈의 승산 전망"이라며 일합을 외쳤고 변복상욱을 두고는 "입문한 지 2년 된 햇병아리"라는 내족신술(안다리걸기)로 연일 공격이다. 진보종훈은 두왕불가론을 나발에 알리며 변복은 아직 경륜 부족이라며 진보의 상좌는 골수진보인 자신 뿐이라며 기세등등이다. 강호에서는 진보종훈이 대왕암 용굴에서 해상풍력술을 연마했다는 풍문이 도는 중이다.

 

# 단일대오술과 결집술 누가 이뤄내나

 울산방 좌성무림계는 ‘단일대오’ 난제가 걸림돌이다. 진보종훈은 "목표는 내란 세력 청산"이라며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방식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이다. 우성마방 복병도 단일대오다. 삼선맹우(박맹우)는 우성방의 왕따수에 반발하며 ‘독고필승(獨孤必勝)’을 선언한 뒤, 태화장 포목점에서 백의전사 의상을 갈아입고 연일 출전시위 중이다.

   오월 첫날 곡우(穀雨)가 내렸다. 밤을 도와 현중거사가 은거 중인 신불암거에 두왕과 삭발은 물론 추풍경호(추경호)와 보수동훈까지 능선에 올랐다는 첩보가 퍼졌다. 박사진구가 태화 월진에서 형문총괄과 돛배를 띄워 두령들을 모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 뒤 공룡능선이 일시 운합무집(雲合霧集) 기세다. 한시진 쯤 지나 형문의 돛배가 사연에 드리웠다. 그 시간 현중거사는 3통의 적포단자를 만들어 박사진구에 건넸다. 사연에 내린 두령들에게 박사진구가 현중의 적포밀지를 전했다. 곡연 돌아 입압으로 물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삽화 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