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 넘은 ‘선거대화방’ 초대, 규제 고민해야 할 판

2026-05-03     강정원 논설실장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스마트폰이 이른바 ‘정치 단톡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특정 후보의 지지자 대화방에 강제로 초대되는 ‘디지털 강제소환’이 무분별하게 벌어지면서, 시민들의 일상과 평온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세를 과시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후보 측의 과열된 ‘디지털 세력전’이 유권자의 피로감을 넘어 분노를 유발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화방을 나가도 지인들이 다시 불러들이고, 플랫폼의 ‘초대 거부 및 나가기’ 기능을 활용하려 해도 새로운 단체방을 끊임없이 개설해 다시 초대를 이어진다는 점이다.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으로 불려 다니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참다못한 유권자가 욕설을 내뱉고 방을 나가는 험악한 상황도 부지기수다.

  이처럼 무차별적인 단톡방 초대가 판을 치는 것은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변칙적인 선거운동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문자메시지(SMS)를 통한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전송 횟수 제한과 수신 거부 의무 표시 등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활용한 대화방 전송은 문자메시지와 달리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개인이 자발적으로 만든 대화방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어 법적으로 제한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을 후보 캠프와 지지자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 과거 동창회나 사적인 친목, 사업 목적으로 수집했던 연락처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선거운동 목적의 대화방 초대에 사용하는 것은 ‘수집 목적 범위를 벗어난 이용’에 해당한다. 아무리 지인의 연락처라 할지라도 정치적 목적의 단톡방에 무단으로 밀어넣는 행위는 사생활 침해이자 개인정보 오남용이다. 더욱이 이런 단톡방은 법적 규제의 눈을 피해 허위사실 유포나 후보자 비방,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변질될 위험성마저 안고 있다.

  이제는 도를 넘은 ‘선거대화방’ 강제초대를 지지자들의 단순한 열정으로만 치부할 단계를 지났다. 유권자의 권익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와 입법당국은 메신저를 활용한 선거운동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제도적 보완을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각 후보 캠프 역시 유권자를 존중하는 성숙한 디지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