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부터 조형까지…자기주장 가득한 전시 릴레이
갤러리 아리오소, 30일까지 박영훈 작가 개인전 ‘Invisible…’ 이병호 작가 일곱 번째 개인전 12~25일 울주 선갤러리문화관
2026-05-06 오정은 기자
이번 전시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보이지 않는 가치와 감각’을 주제로 개인의 내면과 동시대적 정서를 시각화한 작업들로 구성됐다.
박 작가는 칼라알루미늄 강판을 다양한 크기로 레이저 컷팅한 뒤, 이를 핀셋으로 점 단위 부착하는 독창적인 기법을 통해 빛의 파장과 픽셀 구조를 구현한다. 작품은 가까이에서 보면 수많은 점과 물질의 집합으로 인식되지만, 거리를 두고 바라볼수록 하나의 이미지와 빛으로 전환되며 지각과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다.
반복과 축적, 여백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심리적 깊이를 형성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환기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초현실주의 기법인 ‘데페이즈망’을 활용해 익숙한 이미지와 장면을 낯설게 재구성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기억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회화적 언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공간과 감각의 확장을 시도한 이번 전시는 회화·설치·미디어를 아우르는 복합 매체로 구성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이와 함께 울산에서 활동하는 이병호 작가도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열고 관람객과 만난다. 디지털 시대의 물성과 인간의 위치를 성찰하는 전시로, 전자 부품을 매개로 한 독창적인 조형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회로와 칩 등 다양한 전자 부품을 활용해 새로운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로 구성된다. 작가는 본래 정보 처리와 통신을 위해 만들어진 부품들을 예술적 재료로 전환해, 기능을 상실한 오브제에 새로운 의미와 생명력을 부여한다.
작가노트에서 이 작가는 “작품 속 전자 부품들은 더 이상 정보를 처리하지 않지만, 물성과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는 조형 요소로 재탄생한다”며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잊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점도 주목된다. 작가는 기술의 작동 원리보다는 결과만을 소비하는 사회의 단면을 짚으며, 작품 속 ‘벽에 갇힌 부품들’처럼 인간 역시 거대한 기술 구조 속에 놓여 있는 존재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선갤러리문화관 관계자는 “전자 부품이라는 산업적 소재를 통해 동시대적 화두를 풀어낸 전시”라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영훈 개인전의 문의는 갤러리 아리오소(☎052-233-5636)로 하면 된다. 이병호 작가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선갤러리문화관(☎052-267-1556)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