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지도 쓰지도 못해”…규제에 갇혀 9년째 방치
울주군,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도시계획시설상 철거·용도 변경 애로 197억 들여 매입 불구 활용안 못 찾아
2026-05-07 신섬미 기자
언양알프스시장 임시 오일장이 열린 7일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주차장 부지는 몰려드는 차량들로 혼잡을 빚고 있었다. 한켠에는 상인들이 텐트를 활용해 각종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현재 주차장·임시 오일장으로 일부 활용
그 뒤편으로 폐쇄된 옛 버스터미널 건물이 눈에 띄었는데, 흰색 코팅지로 창문과 출입문이 모두 가려져 있어 북적이는 시장과는 대조적으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겼다.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은 운영사인 가현산업개발이 지난 2017년 경영난을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문을 닫았다.
이후 흉물로 방치되다가 지난 2024년부터 울주군이 주차장 부지에 128면을 조성해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월부터는 주차장 59면에 임시 오일장도 함께 열리고 있다.
다만 농구장 3개 이상 규모에 해당하는 연면적 1,725㎡의 2층 건물은 출입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이용이 제한됐다.
이에 인근 시장 상인들이 이 건물을 활용하기 위해 몇 차례 울주군에 요청을 했고, 군은 건물 철거를 검토했다.
하지만 현 부지가 도시계획시설상 ‘자동차 정류장’으로 터미널 용도로밖에 사용할 수 없어 추진되지 못했다.
‘자동차 정류장 시설은 버스나 승객을 태우기 위해서 정차하는 곳으로 휴게 공간, 차량 정비 공간, 정차 공간, 화장실 등이 있어야 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건물 상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대체 부지도 미확정…행정력 낭비 지적
울산시에 용도 해제나 변경을 받아도 되지만,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의 대체 부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해당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현재 언양 임시 시외버스터미널로 운영 중인 3만2,100㎡ 부지가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여기에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을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확정된 건 아니며, 용역 결과를 통해 구체적인 검토가 가능해 당분간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건물은 손을 대기 어려운 상황이다.
울주군은 197억원을 들여 해당 부지를 매입해놓고도 수년째 마땅한 활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터미널 건물은 현행 규정상 임의 철거나 용도 변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언양터미널의 대체 부지가 확정돼야 용도 해제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