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노란봉투법 잇단 기각…울산 노동계 ‘폭풍전야’
플랜트·울산박물관 하청노조 기각 결정 반발…재심 절차 준비 올 임협 맞물려 하투 격화 가능성
2026-05-10 김귀임 기자
10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지노위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울산지부 울산박물관지회와 울산박물관 간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단체교섭’ 요구의 건에 대해 지난달 30일 기각 판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박물관 하청노조가 ‘울산시’와의 임금·복지 등 단체교섭 필요성을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노조에는 청소·보안 등의 근로자가 속해 있다.
다만 지노위는 불인정 사유로 울산박물관이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울산박물관은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립한 뒤 정부·지자체가 20년간 임차료를 지급하는 구조의 BTL 사업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재 박물관 운영비가 20년 동안 재무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BTL 구조에 있고, 임금 등 세부 운영비는 사실상 물가상승률 수준만 반영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교섭 대상인 ‘사용자 지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불인정 판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정은 울산지역에서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라 제기된 첫 BTL 사업장 교섭 요구 사례라는 점에서 전국 유사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BTL 사업의 장기계약 구조로 인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 등이 오랜 기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욱이 최근 지역 노동계의 연이은 기각 흐름과 맞물리며 적잖은 파장이 이는 모양새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울산플랜트노조)는 S-OIL·SK에너지·고려아연을 상대로 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했지만 지난달 9일 지노위가 기각한 바 있다.
다만 두 심의 모두 아직 정식 판정서는 송달되지 않은 상태다. 노동위원회 의결 후 통상 30일 이내 판정서가 발송되며, 노조가 불복할 경우 판정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두 노조 모두 이번 달 중 예고된 판정서를 받고 난 후 재심 절차에 돌입한다는 각오다.
공공연대노조 울산지부 관계자는 “아직 판정서 송달 전으로, 문구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검토한 뒤 재심에 돌입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건 별다른 요구가 아닌, 작업상의 안전과 생활임금 수준의 임금 적용”이라고 전했다.
울산플랜트노조 역시 “기각에 따른 모든 재심 준비를 마친 상태로, 이번 주 중 판정서를 받는 대로 신청에 돌입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분리교섭이 되지 않는다면 노란봉투법에 따른 다음 절차로 넘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잇따른 기각 갈등이 매년 진행되던 임금협상과 맞물려 올해 하투 수위가 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미 울산플랜트노조는 울주군에 추진 중인 샤힌프로젝트 등 지역 주요 대규모프로젝트의 차질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지금까지 지역 주요 사업장 중 지난 6일 현대자동차 노·사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울산플랜트노조가 지난 7일 지역 주요 플랜트건설업체와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올해 임금교섭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AI고용 안정·작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오는 13일 출정식을, 울산플랜트노조는 임금 1만3,000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는 15일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투쟁 체제를 갖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