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코앞인데…울산시장 선거 ‘단일화 전쟁’

진보, 김상욱 ‘호소’·김종훈 ‘예의론’ 충돌 속 시당 협의가 마지막 통로 보수, 김두겸 “필요성 100% 공감”…박맹우 11일 회견이 분수령 될 듯

2026-05-10     강태아 기자
선거 인포그래픽
공식 후보 등록을 눈앞에 둔 울산시장 선거가 막판 단일화 국면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지 못했던 민주진보진영과 보수진영 후보들이 각각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양측 모두 내부 셈법과 명분 싸움이 맞물리면서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0일 지역 정치권과 각 후보 캠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는 지난 8일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와 함께한 유튜브 방송 코너에 출연해 후보 단일화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당초 추진됐다가 취소된 정책토론회의 대체 성격이 짙은 자리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중앙당의 방침은 기본적으로 각 후보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저는 시장 후보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 후보자에게 아무런 권한이나 영향력이 없다. 어떤 형태로든 말을 해서도 안 되고 그래서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호소하고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솔직히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에게 도와달라고 무릎 꿇고 간청이라도 하고 싶다”며 “이대로 또다시 국민의힘 정권 연장에 손 놓고 당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민주진보진영 후보들에게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 형성을 요청한 것으로 읽힌다.

김 후보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주고 있는데 내부 분열이 되면 시민들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느냐”며 “답답하고, 말도 안 되는 것도, 억울한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면구하고 송구하지만 제 손을 잡아달라”고 했다.

진보당 김종훈 후보의 입장은 이와 온도 차가 감지된다. 김 후보는 9일 다른 유튜브에 출연해 “최근 영남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실제 여론 동향도 그렇게 일어나고 있으니 단일화에 대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광장에서 칼바람을 맞아 같이 싸울 때는 ‘동지여’를 외치다가 과실은 독식하겠다고 하면 누가 함께하겠느냐”며 “최소한의 예의도 있고 도의도 있어야 한다. 정치라는 게 좀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어떤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할 것도 없었고, 본인들이 줄 것도 없었다”며 “마치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단일화 논의가 언론을 통해 먼저 흘러나온 데 대해서도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는 “경선을 하면 다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진보당은 30명이 넘게 선거에 나왔는데, 시장도 없고 기초단체장 후보도 없을 경우 지방의원 후보로 나선 이들이 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과 진보당 시당위원장 간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보 간 직접 충돌과 별개로 당 조직 차원의 막판 조율 가능성은 남아 있다. 후보 등록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단일화는 공개 토론이나 장기 협상보다는 시당 간 정치적 합의와 후보들의 최종 결단이 결합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수진영의 단일화 논의는 최근 들어 급류를 타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무소속 박맹우 후보의 단일화는 현실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양측 접촉이 구체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두겸 후보는 지난 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보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 단일화 필요성에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사이 제3자를 통해 이야기가 오가고 있고, 필요하다면 직접 만나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물밑 논의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박맹우 후보 진영 내부에서는 단일화를 둘러싼 이견이 감지된다.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였던 기자회견이 두 차례 미뤄지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에 따라 11일로 예정된 박 후보의 기자회견은 보수 단일화 국면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 후보가 김두겸 후보와의 직접 협상 가능성, 여론조사 방식, 정책 합의 조건 등을 언급할 경우 단일화는 후보 등록 직전 급진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