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는 뚫리는데 마을은 막힌다”…강동~농소도로 공사 주민 반발
2026-05-11 김귀임 기자
울산 북구 산음마을 주민들이 강동~농소 도로개설공사에 반발하며 전국 1만 서명운동과 현장 시위에 나섰다. 주민들은 도로 개설로 기존 출입로가 모두 차단돼 생존권이 침해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울산시는 이미 설계가 상당 부분 완료돼 구조 변경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1일 울산시와 산음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무룡동~산하동 일원에 조성 중인 강동~농소 도로개설공사(4공구)가 진행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이 고립될 위기에 놓였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직접 피해를 호소하는 곳은 산하교차로 지점 부근에 위치한 식당 1곳과 축사 1곳, 농가주택 1곳 등 모두 3가구다. 주민들은 도로가 개설되면 기존 마을 진·출입로가 모두 막혀 영업 피해와 생활 불편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지금은 바로 들어올 수 있지만 도로가 생기면 왕복 700m를 돌아와야 한다”며 “손님 입장에서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워지는 셈이라 영업을 접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출입로가 막히면 우리는 여기서 살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주민들은 개설되는 도로 지반이 최대 6.4m 높아지면서 집과 축사가 사실상 갇히는 구조가 된다며,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이번 문제를 단순한 불편 차원이 아닌 생존권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산음마을 주민 상당수가 80대 고령층인 데다, 오랜 기간 농사와 축산업 등을 기반으로 생활해온 만큼 출입로 변경 자체가 생계와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강동~농소 개설도로는 오는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산음마을 인근 해당 구간은 2029년께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책위는 지난 6일부터 자발적으로 ‘전국 1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달부터는 공사 현장 앞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명운동 결과는 국민권익위원회·감사원·법원·울산시·시의회에 행정소송·고충민원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최근 울산시청을 직접 찾아가 면담을 요구하며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주민 피해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이미 설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라 재검토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마을 진·출입로 축소에 따른 주민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현재 해당 구간 산하교차로 지점을 중심으로 여러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도시계획도로에 따라 설계가 완료된 상태여서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재검토는 쉽지 않다. 또 인근 도시개발사업인 산하지구 개발사업 추진 여부 역시 도로 개설 여부에 변수로 놓여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회전교차로 역시 경찰과 협의 중이지만, 자칫 교통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소~강동 도로개설공사(4공구)는 무룡동~산하동 일원에 길이 2.76㎞, 폭 20m의 도로를 신설하고, 길이 105m 교량 1개소 및 길이 775m 터널 3개소를 2031년 1월 28일까지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이달 기준 전체 공정률은 약 2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