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 석유·화학 AX 실증산단 구축사업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인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는 현재 전국 산단 생산의 약 12.6%, 수출의 14%를 책임지는 독보적 1위 거점지역이다. SK에너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대형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촘촘한 공급망이 구축돼 있어, 기업당 생산액이 전국 평균의 20여 배에 달할 만큼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울산 제조업의 생산성은 매우 높지만,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기술혁신역량 지수가 매우 낮아 혁신 동력이 부족한 상태다. 이 격차를 해소하려면,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AI 전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울산은 '제조 DNA 기반 산업 AI 대전환(AX)을 선도하는 울산'이라는 비전 아래, AX 인프라 구축·기술개발·실증·생태계 조성 등 4대 추진 전략을 설정했다. 여기서 DNA는 Data·Network·AI를 뜻한다. △첫째, AX 실증산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5G 특화망을 깔아 데이터-연산을 가능케 하고, △둘째, 공정과 설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 AI 플랫폼 및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기술개발을 목표로 한다. △셋째, 테스트베드를 통해 공정-설비-생산 전 주기의 현장 적용성을 검증하고, △넷째, AX 단계별 전문가 양성과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인프라-기술-인력까지 선순환 구조의 자생적 AX 생태계 혁신을 목표로 한다.
울산의 '석유·화학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에는 대표 선도공장으로 SK에너지가 참여하고 있다. 먼저, 정유 및 석유화학의 61만기 설비 정보와 60년 이상의 공정운영 노하우가 담긴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픈 테스트베드를 개방한다. 특히, 'AI 대전환'이라는 여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대표 선도공장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현장 작업자와 함께 일하는 AI 동료, 즉 'AI 컴패니언'을 목표로 공정, 설비, 안전 등 3개 분야에서 작업자와 함께 일하는 에이전트 AI를 구축하고자 한다.
즉, 공정관리 AI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최적의 조치 가이드를 제공하고, 설비관리 AI는 고장 원인을 실시간으로 예측해 정비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며, 특히 안전관리 AI는 사고 위험을 미리 분석하고 스마트 작업 허가서를 자동으로 작성해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대표 선도공장 SK에너지의 노하우가 집약된 AX 레퍼런스와 데이터 개방은 석유화학 버티컬 AI 모델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에이전트 AI 서비스 확산을 통한 범용 화학소재, 고부가가치 화학소재, 친환경 화학소재의 대표 3개 회사의 모델공장에서 실증을 추진한다. 또한, AX 종합지원센터의 고성능 GPU 시스템 구축과 AX 가상실증공장이 완공된 이후, 플랜트 시험 운영 장비 및 인증지원 등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2027년과 2028년에는 석유화학 특화 솔루션 12종을 개발 완료한 후, 확산공장 10개의 파생모델에 대한 실증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울산형 소버린 AI 집적단지'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단순 AI 에이전트를 넘어 자율 로봇이나 휴머노이드 기술이 접목된 '피지컬 AI 팩토리'로의 대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듯 AX 실증산단 인프라 외에도, 울산은 5G 특화망과 AI 공동훈련센터 등 실증형 리빙랩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된 AI 솔루션을 울산 AI 데이터센터에 집적한 후, 비철금속과 조선해양 등 타 산업으로 널리 확산할 계획이다.
울산이 타 지역의 AX 실증산단 사업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SK컴플렉스라는 세계 Top 규모의 단일 석유화학 복합단지가 실증 파트너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SK컴플렉스는 이미 60년 이상의 공정운영 노하우를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연간 40억건의 양질의 데이터가 쏟아져나온다. 이 데이터를 범용 AI가 아닌 석유화학 도메인에 특화된 버티컬 AI 모델로 내재화하면, 단순한 AI 플랫폼 구축이 아니라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로 구축된다. 결국, 현장 근로자와 함께 일하는 에이전트 AI 협업 체계 서비스 형태로 최종 완성된다. 울산이 산업수도를 넘어 'AI 수도'로 나아가는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