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가른 건 ‘투표율’…지지층 결집이 핵심 변수

[데이터로 읽는 울산 지선] (2)동·북구 노동벨트 엇갈린 민심

2026-05-12     강은정 기자
울산매일 인포그래픽
울산 동구와 북구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자층이 밀집해 흔히 진보 성향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제8회 지방선거 결과는 정반대였다. 동구는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북구는 박천동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

단순히 동구는 진보 북구는 보수로 치부하기엔 동별 데이터를 뜯어보면 실제 승패를 갈라놓은 변수는 후보 경쟁력, 투표율 방어, 지지층 결집 여부였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의 제6·7·8회 지방선거 울산 동구, 북구 개표율 현황에 따르면 8회 지방선거 동구청장 선거에서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의 최종 격차는 6,437표였다.

동구 전체 9개 동 중 국민의힘이 앞선 곳은 일산동 단 한곳 뿐이었다. 그마저도 격차는 264표에 불과했다.

반면 진보당은 남목2동 1,733표, 남목3동 1,156표, 전하2동 914표, 방어동 849표 등 핵심 노동벨트 지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4개 동이 전체 승리 격차의 70% 이상을 만들어냈다. 이 지역은 현대중공업 생산직 노동자와 가족 거주 비율이 높은 곳이다.

실제 동구는 전체 투표율 하락폭이 7회 선거 투표율 대비 약 8%p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동구는 단순한 정당 투표가 아니라 ‘김종훈’이라는 지역 기반 정치인 개인 경쟁력이 강하게 작동한 선거였다”라며 “노동조합 조직력과 후보 신뢰도가 동시에 작용했다”라고 분석했다.

8회 지방선거 당시 북구청장 선거는 국민의힘 박천동 후보, 민주당 이동권 후보, 정의당 김진영 후보의 3자 구도로 치러졌다.

선거 직후 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야권 단일화 실패가 패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실제 데이터 결과는 달랐다.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득표를 단순 합산해도 국민의힘이 859표 앞섰기 때문이다. 즉 단일화만으로 결과가 뒤집히는 선거는 아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정적 변수는 투표율이었다.

북구는 제7회 지방선거 대비 투표율이 무려 15.1%p 급락했다. 당시 야권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던 송정동 -15.8%p, 농소3동 -15.7%p 등에서 투표율 이탈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기권 규모다.

북구 전체 기권자는 직전 지방선거보다 약 3만2,000명 증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득표수 증가는 6,200표 수준에 그쳤다.

이는 보수층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기보다는 진보·민주당 성향 유권자 상당수가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승리로 이어진 셈이다.

정가 관계자는 “북구는 보수 확장이라보다 진보 이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선거”라며 “조직표는 유지됐지만 다수가 투표를 포기하면서 승부가 갈렸다”라고 말했다.

동구와 북구 사례를 종합하며 울산 지방선거는 결국 누가 자기 지지층을 더 많이 투표장으로 끌고 나오느냐가 훨씬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처럼 산업단지, 노동조합, 아파트 신도시가 혼재된 도시에서는 읍면동 단위 조직력이 실제 표심에 직접 연결되는 경향이 강하다.

동구는 노동 기반 조직표가 끝까지 유지된 반면 북구는 야권 지지층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주 앞으로 다가온 9회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고정 구도가 고착화되기 보다는 신도시 확대, 세대 교체 등으로 정치 지형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가 관계자는 “이번 동구, 북구 기초단체장 선거는 투표율 회복 여부, 진보 진영 단일화, 보수층 결집 강도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누가 자기 지지층을 끝까지 투표장으로 움직이느냐의 조직 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