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조선산업 생태계’ 조성, 정부도 역할 다해야

2026-05-13     강정원 논설실장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울산을 방문해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를 주재했다. 최근 우리 조선산업은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나고 미국 등 주요국들과의 협력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반면 치열해지는 글로벌 수주 경쟁과 중소 조선사 및 기자재 업체의 취약한 생태계, 그리고 숙련 인력 부족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위기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건전한 조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대한민국 조선산업은 국가 수출을 견인하는 주요 산업이지만, 엄청난 경기 변동성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불황기에는 버티기에 급급하고 호황기에는 오히려 일할 인력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다층화되고 불안정한 고용 구조가 만들어졌으며, 하청업체와 협력사, 기자재 납품 업체들은 이러한 큰 경기 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선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이 대통령이 강조했듯, 작금의 국제 경쟁은 단일 상품 간의 경쟁이 아니라 결국 생태계 간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튼튼한 자체 생태계가 구축돼야만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견뎌낼 수 있다. 무엇보다 튼튼하게 구축된 생태계를 통해 성장의 과실과 혜택이 하청 협력사와 기자재 업체, 나아가 사용자와 노동자에게까지 골고루 나눠지는 상생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전한 조선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과제는 지방정부나 현장의 자율에만 맡겨둬서는 안된다. 정부가 나서서 고용 유지와 생태계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 당장 간담회에서 지적된 중소 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부족 문제와 관련해, 위험을 정부 재정으로 분담해 주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물 들어 올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 처럼,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닥쳐올 수 있는 불안정성에 대비하고 산업의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정부는 현장의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실효성 있는 맞춤형 대책을 내놓고, 노사 역시 서로에게 득이 되는 상생 협력의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다. 정부의 책임 있는 지원과 조선업계의 상생 노력이 맞물려 K-조선의 튼튼한 생태계가 굳건히 뿌리내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