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성장판 열어주고파”...울산 교단 ‘감동 스토리’

[스승의 날 빛낸 울산 선생님 3인]

2026-05-14     정수진 기자
제45회 스승의 날을 맞이한 울산 교단에는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들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는 특별한 선생님들이 있다.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매일 복도를 함께 걷고, 학생들의 호기심을 키워주기 위해 28년째 실험실을 지키며, 홀로 남겨진 아이의 병실을 찾아가 도시락을 건네는 교사들. 아이들의 ‘성장판’을 열어주는 울산 선생님 3인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류승현 교사. 울산교육청 제공
#“너의 언어는 수학이야”…마음의 빗장 연 류승현 교사

“처음엔 눈도 마주치지 않던 아이가 어느 날 복도에서 먼저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더군요. 그 한마디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상장이었습니다.”

교직 15년 차인 류승현 교사는 중국에서 온 중도입국 학생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매일 아침 먼저 인사를 건네고, 복도를 함께 걸으며 게시판 시화를 읽어주는 등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도왔다.

학생이 중국에서 드럼을 배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류 교사는 교내 오케스트라 활동을 권유했고, 학생은 지난해 학생예술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류 교사는 수학을 ‘공통 언어’로 삼았다. 식과 기호를 시각화해 설명했고, 학생이 스스로 풀이 과정을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줬다.

류 교사는 “이주배경 학생이 학교 공동체의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교육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교사. 울산교육청 제공
#“아이들 성장이 곧 나의 행복”…28년째 과학의 길 닦는 박세환 교사

“교사는 학생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직 28년 차 박세환 교사는 ‘가르치는 과정을 즐기는 교사’로 불린다.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탐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과학동아리를 이끌어왔다.

발표를 어려워하던 학생이 자신의 연구를 자신 있게 설명하고, 실험 실패 뒤에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의 의미를 느꼈다.

박 교사의 제자들은 ‘캄보디아 과학교사단 학교 초청’ 교류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지역 청소년 대상 교육 봉사에도 나서는 등 성장해왔다.

베트남·라오스 해외 교육 봉사와 과학 진로 교육 등에 기여한 공로로 제45회 스승의 날 유공 교원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박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교사. 울산교육청 제공
#“차가운 마음에 온기를”…위기 학생 곁 지킨 박지혜 교사

“업무에만 몰두하기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아이들의 차가워진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사람 냄새 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박지혜 교사는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교사다.

지난해에는 친구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지 못해 점심을 거르던 학생을 위해 직접 도시락을 준비해 함께 밥을 먹었고, 어머니 수술로 병실에 홀로 남겨진 학생을 찾아가 음식을 전하며 마음을 보듬었다.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던 학생에게는 상담 교사와 연계해 해결 방안을 함께 찾으며 “환경 때문에 재능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했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며 “앞으로도 아이들 곁을 지키는 교사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