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수록 더 강해진다’…UNIST, 초박막 유연 광소자 개발
박형렬·남궁선 교수팀 공동 연구 구부릴수록 광학 신호 세기 더 강력 기존 3배 이상 증강…내구성 확보 초소형 웨어러블 센서 상용화 성큼
2026-05-17 정수진 기자
UNIST 물리학과 박형렬·남궁선 교수팀은 아주대 물리학과 안영환 교수팀과 함께 굽힘으로 광학 신호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 광 변환 소자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개발된 광소자는 입사된 빛의 파장을 절반으로 줄여 방출할 수 있는 광 변환 소자다. 광 변환 기술은 흔히 보이는 레이저나 정밀 광학 장비 등에 이미 쓰이는 기술이지만, 빛을 두꺼운 매질에 통과시켜 조절하는 방식이라 기기 크기를 작게 만들기 어렵다.
이황화몰리브덴과 같은 얇은 2차원 반도체를 이용한 광 변환 소자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이황화몰리브덴은 워낙 두께가 얇다 보니, 구부러지거나 잡아당기면 이미 약한 신호가 더 약해진다.
연구팀은 광 소자 구조에 가는 틈을 만들어 소자의 내구성을 높이고, 구부렸을 때 오히려 변환 신호가 더 강해지도록 했다. 이 소자는 유연 기판 위에 금속 박막, 이황화몰리브덴이 순차적으로 쌓여 있는 형태로, 이황화몰리브덴은 금속 박막 사이에 만들어진 20나노미터 간격의 틈 위에 올려져 있다. 이 미세 틈이 빛을 한곳에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안쪽으로 구부리면 틈이 더 좁아지면서 빛의 전기장이 강하게 집중되고, 이황화몰리브덴에서 나오는 광신호가 더 커지는 원리다.
틈 자체는 민감한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을 보호해 소자 내구성도 개선한다. 소자 전체를 구부렸을 때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켜 주기 때문이다.
실험에서 이 소자는 800나노미터 빛을 400나노미터의 제2고조파 신호로 변환했으며, 안쪽으로 구부려 약 1.2%의 압축 변형을 가하자 변형 전보다 신호가 약 3배 증가했다. 틈이 벌어졌을 때는 신호가 약해졌다.
또 반복 굽힘 실험에서도 190회 이상 사용했을 때 95% 이상의 신호를 유지했으며, 분광분석 결과 나노 틈이 없는 소자와 비교해 이황화몰리브덴 반도체 소재 손상이 적었다.
박형렬 교수는 “유연 광소자나 굽힘 상태에 따라 신호가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변형을 신호로 읽어내는 센서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변형에 따른 빛의 변화를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어, 다양한 초박막 물질에서 나타나는 변형(strain) 기반 물성 변화를 연구하는 연구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5월 8일(현지 시간) 온라인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