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민주·진보 단일화 ‘극과 극’ 충돌

민주당 김대연-진보당 장현수·이은영 후보 사퇴 전격 합의 민주 시의원 후보들 “당명 뺀 깜깜이 경선은 정당정치 부정”

2026-05-17     강은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광역의원 출마 후보 강정덕, 김형근, 문희성 후보가 1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경선 강행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의회 제공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 지역 민주, 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합의된 상황에 결정에 따른 용퇴와 반발의 극명한 온도차가 벌어졌다.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대의를 위해 전격적인 사퇴와 단일화 합의를 선언한 반면 경선을 치르게된 더불어민주당 광역의원 후보들은 정당 정치의 원칙을 저해하는 꼼수 경선이라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울산시당은 1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단일화 합의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발표한 합의안에는 민주당 동구청장 김대연 후보, 진보당 장현수 중구청장 후보, 이은영 북구청장 후보의 사퇴로 결정됐다.

이날 민주당 김대연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밀알이 될 수 있다면 용퇴에 응하겠다”며 “사퇴가 희생이 아니라 울산 시정을 시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대의라고 생각해달라”고 지지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진보당 장현수 후보는 “내란 세력이 존재하는 한 정책 경쟁이나 행정 진보는 없다”며 “민주진보 단일화에 동의하고 제 역할을 찾아 내란 청산에 온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진보당 이은영 후보 역시 “윤석열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고 길에서 자며 투쟁을 벌여온 진보당이기에 내란세력 청산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며 “동구에서 주민을 위해 잘해온 일들을 북구에서도 이뤄내고 싶었기에 사퇴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민주당 후보가 반드시 승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단일화 경선을 치르게 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 강정덕, 김형근, 문희성 후보는 현재 추진 중인 단일화 경선 방식과 일정이 정당 정치를 부정하고 유권자를 기만하는 처사라며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시의원 후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당원의 선택을 받고 공식 공천장을 거머쥔 후보들인데도 불구하고 선관위 후보 등록까지 마친 상황에 정당명을 가리고 경선을 치르겠다는 것은 후보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공당의 책임 정치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당명 배제와 본 선거 기간 중 경선 강행이다.

후보들은 “후보가 어느 당의 철학을 공유하는지 숨긴 채 경선을 치르고 한창 선거운동이 진행 중인 시점에 후보가 바뀔 수도 있는 불안정한 상황은 시민들에게 눈을 가리고 투표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본 선거 기간 중 경선을 치르는 것에 대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후보들에게 선거운동 도중 경선을 하라는 것은 비상식적인 요구”라며 “지방의회 선거의 가치를 중앙정치의 논리로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단일화 논의 주체들을 향해서는 “진정한 승리는 꼼수가 아닌 당당한 정공법에서 나온다”며 “부당한 경선방식과 무리한 일정을 즉각 철회하고 후보들이 자신의 당명을 당당히 걸고 정책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투명한 과정을 보여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민주당과 진보당은 중구 2선거구, 남구 3선거구, 동구 3선거구, 북구 3선거구 등 4개 선거구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결선을 거쳐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울산의 민주 진보 진영 단일화 합의로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 명분과 책임 정치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은 선거 직전까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