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사 특별기고] 6.3 지방선거와 지방자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선관위·울산매일 공동기획]
지방자치는 주민을 위하여, 주민에 의하여 운영되는 주민의 제도로서,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 정부의 자율성과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의 자율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방자치는 중앙과 지방의 권력 분산과 균형을, 각 지역의 독자적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어서 국정과 민주주의의 풀뿌리이자 기둥으로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일정한 지역에서 주민이 선출한 공직담당자를 통하여 지역 고유의 정책과 전략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정치체제여서, 주민의 요구와 지역의 여건에 적합한 발전을 독자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
지방자치의 궁극적 주체는 국민이면서 지역 주민이어야 한다.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민 의식과 주민 의식의 조화가 필요하다. 국민 의식이 지역 주민 의식을 제압하면,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연장에 불과하게 되어 형식성과 예속성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방자치는 원론적으로는 주민들이 스스로 자기 지역의 정책을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체제를 의미하지만, 현대 정치에서는 주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라는 기구를 통해 운영된다. 주민의 의사와 이익을 지역의 정책에 대변하는 공직담당자들은 선거로 선출된다. 선거는 지방자치의 주요 활동 주체인 공직담당자의 선출을 통하여 정당성을, 평가를 통하여 책임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는 지방자치의 핵심 전제이자 수단이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는 없다. 지방은 국정의 핵심으로부터 유배된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부의 일부이다. 선출된 담당자의 공직 수행이 지역 주민의 삶에 직결되어 일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전국선거의 그것에 못지않다.
한국사회는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 1952년 지방의회의원 선거 실시, 1961년 중단 이후1991년 지방의회의원 선거와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로 지방자치의 초석을 다졌다. 1990년대는 지방자치의 복원과 민주화의 진전으로, 지방자치의 발전 과정에서 온상의 역할을 한 시대였다. 이후 주민 참여 확대, 지방분권 강화, 주민참여예산제 도입 등으로 지방자치가 본격적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1990년대 이후 일련의 지방선거에서 그 동안의 공과를 평가하고 개선을 추구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진화해 왔다. 이로써 한국의 지방자치는 20% 자치라는 부정적 평가를 딛고 새로운 발전의 토대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해 오기도 했다.
울산 지역사회의 주민들도 6·3 지방선거에서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선출해야 한다. 우리 시민들에게는 이 선거에서 시민의 의사를 존중하며 지방 행정과 입법을 주도할 79명의 공직담당자를 선출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졌다. 주민의 의사가 투표로 표출되지 않으면, 지방자치나 정치 과정에서 존중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런데도 다수의 시민이 외면한 탓에 선거가 일부의 잔치로 끝난다면, 그리하여 공익의 실현보다는 사리사욕의 추구를 일삼는 부적절한 후보가 공직담당자로 선출된다면, 우리 지역에서 지방자치는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공직담당자의 하인이 아닌 주인으로서의 위치를 지키며 지방자치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싶다면, 시민은 마땅히 선거에 참여하여 내 한 표를 독자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능력과 덕성 그리고 비전을 갖춘 공직담당자를 선출하는 것은, 권리 차원을 넘어서는 민주시민의 필수조건이자 지방자치 활성화의 근간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시민은 한편으로 지방자치의 위축을 방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하인으로서 굴종의 길을 걸어가야 할지 모른다. 시민들이 원하는 결과가 이런 것이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여 각자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신연재 울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장·울산대 공공인재학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