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라 보호 못 받아”…울산 교권보호 사각지대 논란

초등 영어회화전문강사, 수업 중 4학년 학생에 욕설·폭행 당해 학교 현장서 16년 근무 경력에도 “교사 아니라 보호 대상 아니다” 교육활동보호센터 지원 못받아

2026-05-18     정수진 기자
AI로 생성한 이미지.
최근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회화전문강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법적 보호 체계에서 제외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공무직 노조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울산지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울산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 A군이 영어 수업 도중 영어회화전문강사 B씨에게 욕설성 발언을 하고 다리를 발로 차는 등 약 10분간 수업을 방해하는 교육활동 침해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영어교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16년간 학교 현장에서 영어 수업을 맡아온 영어회화전문강사로, 영어전담교사와 동일하게 정규 수업과 전일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B씨는 교육활동보호센터에 신고했지만, 현행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별도의 보호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영어전담교사와 동일하게 정규 수업을 전담하고 전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행법상 영어회화전문강사가 ‘강사’ 신분으로 분류돼 기간제 교사조차 받을 수 있는 교육활동 보호 지원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강사는 신체적 폭행보다 ‘당신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는 교육행정의 반응에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다”며 “16년간 학교 현장에 헌신해왔는데도 교육자가 아닌 ‘언제든 대체 가능한 소모품’처럼 취급받았다는 사실에 큰 허탈감과 절망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은 교육노동자를 동등한 교육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이자, 현장의 안전보다 행정 편의를 우선해온 구조적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교육 노동자는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영어회화전문강사 대상 교권 보호 및 심리·행정 지원 △교육활동 보호 체계 공식 포함 △교육활동 침해 발생 시 교원과 동일 기준 적용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현재 해당 강사는 병가를 내고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가해 학생은 학교 생활교육위원회 조치를 받고 서면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초·중등교육법상 강사 신분으로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특별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교육활동보호센터 보호 체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적 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즉각적인 정서·심리 상담 지원과 현장 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모든 교육 구성원이 동등하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현장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