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손잡은 한-일…에너지·안보 협력 확대
LNG·원유 스와프 논의…공급망 위기 공동 대응 공감 북중러 밀착·미 리더십 변화 속 셔틀외교 안착 주목
2026-05-19 백주희 기자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안착하면서 양국 협력 범위도 경제·민생을 넘어 공급망과 안보 분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양국 정상의 정식 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약식 회담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 만남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와의 회담까지 포함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정상 간 회담은 모두 7차례다.
이번 회담에서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 등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며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급·비축 관련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최근 국제정세를 봤을 때 핵심 광물을 포함한 일한 간 공급망 협력은 중요하다”며 원유 및 석유 제품, LNG의 상호 융통 스와프 거래를 포함한 협력을 검토하는 것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기존 첨단기술·인공지능(AI) 협력과 치안 공조를 넘어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제 정세 불안과 북중러 밀착 등은 여전히 한일 양국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전략적 견제보다 단기적 실익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미일 공조를 기반으로 외교·안보 전략을 펼쳐온 한국과 일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등 북중러 밀착 흐름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며 “국제정세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서로가 얼마나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지 실감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역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중일 3국의 공통 이익 모색 필요성, 평화로운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입장 등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또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긴밀한 공조 필요성도 강조했다.
다만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와 독도 영유권 갈등 등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양국은 당분간 조세이 탄광 문제 등 인도적 사안을 중심으로 협력을 이어가며 신뢰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민감한 역사 문제 재점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