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프런티어 - 26·끝] 정치 이데올로기 vs 해양 프런티어

인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바다 무한 콘텐츠 품은 생활터전·보고 바다 활용 프런티어에 합심해야

2026-05-20     김동수 관세사·경영학박사
김동수 관세사·경영학박사

 1497년 중세기! 나침반이 등장하면서 원양 항로가 개발되자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열강이 해양진출에 나섰다. 먼바다로 나가면 또 다른 육지를 발견할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 영국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바다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 국력의 원천이라고 역설하면서, 그는 "아는 것이 힘이다(Scientia potentia est - Knowledge is power)"라는 명언을 남겼다. 1620년 그의 철학서에 실린 삽화는 그런 뜻으로 그려졌다(그 삽화는 배 한 척이 좁은 지중해 지브롤터 해협을 벗어나 자유로운 대서양 항해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늘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항로의 봉쇄vs역봉쇄의 전쟁 이데올로기로 맞서있다. 2,400여척의 유조선들을 묶어 놓고! 도대체 이데올로기가 무엇이길래?

 이데올로기는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데쉬트 드 트라쉬(1754~1836)가 '이념(理念·Idea)'에 '논리(論理)'를 덧붙여 합성한 사유(思惟)라는 뜻의 단어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이 이데올로기를 '정치꾼들의 고집(固執) 용어'로 평가절하했다. 그리고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이데올로기 者들'이라고 몰아붙였다. 이후 이데올로기는 마르크스의 사회계급투쟁가들의 전형적 사상 용어가 되면서 끈질긴 대립적 충돌과 공존의 틀이다.

 각설하고 1950년대 초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에서 해양기상학(海洋氣象學)을 연구한 학자들은 해저(海底)에서 석유, 희토류 등의 고급 광물들과 각종 어류, 플랑크톤 단백질 등의 해저자원을 망라 기술하면서 '해양 프런티어 이념'을 제창했다.

 1960년 창세 이래 최초로 자크 피카르와 미국 해군 장교 월시가 심해탐사선 트리에스테(Trieste)를 타고 북태평양 마리아나 해구(海丘)의 해연(海淵)까지 내려갔다. 이 거사(巨事)는 심해를 정복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1961년 미국 대통령에 등극한 존 F. 케네디는 '바다에 대한 지식은 미래 인류의 생존 문제다…'라는 획기적인 선언을 했다. 또한 핵(核) 공포가 전 인류의 위협으로 대두되던 1967년,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세계의 대양: 인류의 마지막 개척지(The World Ocean: Man's Last Frontier)』의 저자 버논 파이저는 육군 장교 출신이면서도 "육상자원(陸上資源)이 갑자기 모조리 사라져도 바다만 있다면 인류는 모든 생필품을 조달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라는 획기적인 해양개발 이데아 「Sea Frontier Idea」 칼럼을 썼다.

 마침내 21세기! 첨단전자기술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 광물을 해저에서 얻어내었다. 이후 『바다로 향하라(Turn to the Sea)』(1962), 『풍요로운 바다(The Bountiful Sea)』(1964), 『해양학의 신세계(New Worlds of Oceanography)』(1965) 등의 해양개발서들이 출간됐고, 이후 'Sea Frontier'는 세계를 다시 만드는 용어가 됐다. 『바다 밑 프런티어(Hydrospace: Frontier beneath the Sea)』(1966) 등의 해양서(海洋書)들은 청소년들에게 바다를 활용하면 세계를 다시 한번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후 『바다: 지속되는 프런티어(Oceans: Our Continuing Frontier)』(1976) 등 수많은 해양개발 저서들이 죽순같이 나왔다. 『해저 광물자원(The Mineral Resources of the Sea)』(1965), 『바다 밑 세계, 심해의 탐험가들(Underwater World, Explorers of the Deep)』(1968) 등은 모두 해저자원개발에 관한 책들이다.

 바다가 인류에게 특별한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점이다. 인류 최초 서사시(敍事詩)인 「오디세이(Odyssey)」의 무대가 바로 바다였고, 그 유명한 『로빈슨 크루소』,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등의 문학 소재도 바다다.

 사실 인류는 고대부터 인류의 원초적 식재료인 어류와 소금은 물론, 진귀한 진주 호박 같은 고급 장식품, 최근에는 첨단전자제품 소재가 되는 희귀 자원도 바다에서 채취하고 있다.

 올해 국제해양영화제의 테마는 '바다가 닿는 곳(Where the sea touches us)'이다. 이 테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다는 세계 어느 곳의 바다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화합 메시지이다.

 해안선을 쉼 없이 끝없이 넘나드는 파도! 바다의 파도는 그 자유로운 물결의 메타포를 통해 경계(Frontier)를 허물고 육상의 인류와 접속하려 한다. 바다는 무한한 콘텐츠를 품고 지구의 시원(始原)부터 인류에게 생활의 터전과 보고(寶庫)가 돼주고 있다. 요컨대 '바다는 인류의 미래'인 것이다.

 오늘 미국vs이란 간의 전쟁(戰爭)이 이런 바다에 미칠 영향이 지극히 우려된다. 이번 호르무즈 해협의 국제적인 난동은 나폴레옹이 우려한 정치이데올로기 때문일까? 아아! 인류의 정치이데올로기 분쟁은 바다에서도 피할 수 없는 것인가? 이제 인류는 다시 한번 화합해 바다 활용의 프런티어에 합심해야 한다. 세계인들이여! 원유(原油) 항로는 세계 모든 국가의 생명줄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이제 온 세계는 수입처 다변화, 전 세계 해양 항로 안보 대응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분쟁 이데올로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