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실서 가르치는데”…울산 영어강사들 교권 사각지대 호소
학생에 폭행당해도 ‘보호 대상 제외’ 유급 병가도 일반 교직원 절반 불과 매년 반복 재계약 구조로 임금 차별 울산교육청에 무기계약 전환 등 촉구
2026-05-21 정수진 기자
울산지역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교권 보호 사각지대와 고용 불안 문제를 제기하며 울산교육청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생 교육활동의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강사 신분이라는 이유로 각종 보호 제도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울산지부는 21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정규 영어수업과 학생 평가, 생활지도까지 담당하는 교육 주체임에도 교원도 공무직도 아니라는 이유로 제도적 보호에서 제외돼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울산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회화전문강사가 학생에게 폭행과 언어폭력을 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교권 보호 제도의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노조 측은 피해 강사가 사건 이후에도 공식적인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피해 강사가 즉시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학교도 초기 조치를 진행했지만, 교권보호센터 신고에 돌아온 답변은 ‘영어회화전문강사는 교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는 말뿐이었다”며 “교육청은 즉각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외부로 알려진 이후에야 대응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또 대부분 교직원이 연간 60일 유급병가를 보장받는 반면 영어회화전문강사는 30일만 인정받고 있어, 폭행 피해를 입어도 충분한 치료와 회복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매년 재계약과 주기적인 신규채용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연가 제한과 퇴직금 손실 등 불이익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직무연수비 지원과 방학 중 연수 기회 부족, 기간제 교원 대비 낮은 임금체계 등 처우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이들은 “같은 학교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지역과 신분에 따라 권리와 보호 수준이 달라지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무기계약 전환을 통한 고용 안정 보장 △교권 보호 대상 포함 △병가 등 복무 차별 개선 △직무연수 지원 확대 등을 울산교육청에 요구했다.
이들은 “영어회화전문강사 역시 학교 교육을 함께 책임지는 교육노동자”라며 “차별 없는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법적 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정서·심리 상담 지원과 현장 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영어회화전문강사를 포함한 모든 교육 구성원이 교육활동 중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망 강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