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주 사망사고에 중형, 그래도 양형이 아쉬운 이유
최근 울산지방법원은 술에 취해 제한속도 50㎞ 도로를 시속 124㎞로 폭주하다 사망 사고를 내고 음주측정마저 거부한 피의자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비록 비교적 무거운 실형이 선고되었다고는 하지만, 한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참혹한 결과와 상습적인 범행 가중치를 따져볼 때 이번 판결의 무게는 국민적 법감정의 기대를 저버린 '온정주의적 중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과연 징역 4년이라는 형량이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피의자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세 차례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상습범이었다. 네 번째로 운전대를 잡은 그날, 그는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의 두 배가 넘는 시속 124㎞로 광란의 질주를 벌였고, 그 결과 60대 운전자의 목숨을 앗아갔다. 게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을 세 차례나 거부하며 입김을 부는 시늉만 내는 등 사법당국을 기만하기까지 했다. 이는 단순한 '과실'이 아니라 법을 대놓고 비웃은 '고의적 범죄'와 다름없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피해자 유족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작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형사재판에서 피해 회복과 합의는 중요한 양형 기준이다. 그러나 음주운전 사고에서 유족과의 합의가 매번 면죄부나 감형의 '치트키'로 작용하는 관행은 이제 고리를 끊어야 한다. 유족이 합의해 주었다고 해서 상습 음주운전자가 사회 안전망에 가한 치명적인 위협과 범죄의 중대성 자체가 희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금전적 합의 능력이 있는 피의자는 감형을 받고, 그렇지 못한 피의자는 가중 처벌을 받는 법 집행의 불평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다행히 최근 울산지법의 최근 판결 경향을 보니, 음주 사고 피의자에 대한 실형 판결 추세가 강해진 듯하다. 그러나 아직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포진국에서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2급 살인죄'에 준하여 수십 년의 징역형이나 종신형까지 선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주운전은 도로 위의 무차별 살인 행위다. 법원은 유족의 처벌 불원 의사보다 '재범 방지'와 '사회적 정의 구현'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더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음주 사망사고에 대한 양형 기준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타협 없는 엄벌을 내려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