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일부터 사전투표,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하다

2026-05-27     강정원 논설실장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사전투표가 내일(29일)부터 이틀간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선거일인 6월 3일에 직장 업무나 개인 일정 등으로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들에게 사전투표는 별도의 신고 없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나 편리하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올바르게 피어나기 위해서는 높은 투표 참여율뿐만 아니라, 투표소 내 질서 확립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선거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부 유권자들의 무질서와 부적절한 행태는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선거사무 방해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 당연한 조치다. 투표소 안팎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 선거사무 종사자를 폭행·협박하거나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행위는 단순한 민원 제기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 선거범죄다.

 특히 투표관리관의 개인 도장 날인을 무리하게 요구하거나, 사전투표용지에 직접 날인하라고 압박하고, 투표록에 사적인 민원 기재를 강요하는 등 현장 선거사무를 마비시키는 행위는 성실히 근무하는 선거 종사자들의 사기를 꺾고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드는 구태다. 선관위가 경찰과 협조해 이와 같은 방해 행위에 엄정 대처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정당한 제지나 퇴거 명령에 불응할 경우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는 엄정한 법 집행이 정착돼야 선량한 대다수 유권자의 권리가 온전히 보호될 수 있다. 

 또한 사전투표를 마친 후 다시 투표를 시도하는 이중투표 행위 역시 공정한 선거 시스템을 교란하는 엄단 대상이다. 성숙한 시민이란 자신의 참정권을 당당히 행사하는 것만큼이나 타인의 권리와 선거 프로세스를 존중하는 사람을 뜻한다. 유권자들은 사전투표에서 높은 준법정신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성숙한 정치 문화를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업과 각급 기관은 선거일뿐만 아니라 사전투표 기간에도 근로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소외되지 않도록 법정 투표시간 보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편리해진 투표 제도만큼이나 우리의 시민의식도 이번 선거를 통해 한 단계 격상되기를 기대한다. 성숙한 유권자의 신중하고 올바른 한 표가 모일 때, 진정한 지역 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완성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