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TV토론 난타전⋯공약·도덕성 ‘정면충돌’

구조개혁vs민선8기 성과vs안정론 맞붙어 성매매 의혹·금섬회 논란 등 도덕성 검증 여야 후보들 상대 발언 끊으며 설전 치열

2026-05-31     강태아 기자
울산시장 후보자들이 울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의 토론회에 참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선거방송토론위 유튜브 캡처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밤, 울산시장 선거에 출전한 여야 후보들이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 토론회에서 정면 격돌했다.

토론회에서 민주진보 단일화의 파고를 탄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36조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과를 앞세운 국민의힘 김두겸, 36년 관록의 무소속 박맹우 후보가 참석해 시종일관 상대방의 말을 끊으며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자정을 전후해 진행된 이 날의 전선은 지난 주말까지 양당 시당의 거친 논평전으로 이어지며 격렬한 장외 설전으로 확산했다.

김상욱 후보는 울산의 줄서기, 불공정 카르텔을 지적하며 구조개혁 프레임을 짰고, 김두겸 후보는 36조 원 기업 유치와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 민선 8기의 성과를 내세우며 현직 성과 프레임으로 수성에 나섰다. 박맹우 후보는 “보수 기득권의 오만과 불통 행정을 지켜볼 수 없고, 공직 경력 2년에 불과한 사람에게 시정을 맡겨 실험할 때가 아니다”라며 안정·검증 프레임으로 거대 양당을 동시 견제했다.

토론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것은 도덕성 검증이었다.

김두겸 후보가 보수 유튜브(가세연)발 폭로를 인용하며 “과거 기득권 세력과 필리핀에 놀러 가 언론에 나온 대로 성매매를 했냐”며 김상욱 후보의 도덕성을 직격하자 김상욱 후보는 “단언코 하지 않았다.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는 허위사실 유포로 구속된 이력이 있어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도권 순서를 넘겨받은 김상욱 후보는 김두겸 후보의 사조직 의혹인 ‘금섬회 게이트’를 구체적 수치로 밀어붙였다. 김상욱 후보는 “김 시장 취임 이후 계약 실적이 전혀 없던 특정 업체가 12억 원을 수주했고, 금섬회 회원들이 운영하는 업체들이 수의계약을 따냈다. 소명해 달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김두겸 후보는 “질문도 아닌 것을 쫙 나열하는 것이야말로 마타도어”라며 “수의계약에 법 위반이 있다면 고발하면 될 일이다. 잘못이 있다면 직원이든 저든 책임을 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김상욱 후보가 핵심 미래 공약으로 내세운 ‘노동자 소유 로봇 펀딩’구상은 즉흥성 논란에 휩싸였다.

박맹우 후보가 “로봇 펀딩으로 노동자에게 배당을 주겠다는데, 그 로봇을 소유하겠다는 ‘노동자’의 정의와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무엇이냐”고 따져 묻자, 김상욱 후보는 “우리가 마주할 인공지능(AI) 시대에 노동 가치를 지키기 위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아가야 한다는 뜻”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토론회 다음날 “김상욱 후보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공약도 아닌 개인적 아이디어 수준’이라고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울산시금고 이자율 꼴찌 논쟁’은 공방의 대상이 됐다.

김상욱 후보는 “울산시금고의 단기예금 이자율이 1.8%에 불과해 전국 242개 지자체 중 230위로 최하위권”이라며 김두겸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에 김두겸 후보 선대위(문호철 대변인)는 다음날 팩트체크 자료를 내고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자체 시금고를 비교할 때 공식 기준으로 삼는 것은 ‘12개월 이상 장기예금 이자율’이다. 단기예금이라는 일부분의 통계만 가져와 전체처럼 포장한 명백한 통계 왜곡이자 재정 운용 실태를 깎아내리려는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박맹우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의 공약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김두겸 후보의 태화강 스카이워크를 향해 “보는 사람마다 욕을 하는 대표적인 전시 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김상욱 후보가 내건 트램 지하화 공약을 향해서도 “그 엄청난 경비와 건설 기간을 제대로 생각해 보고 하시는 말씀이냐”며 주장했다.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 의제에서는 ‘보수 연대 구도’가 형성됐다.

김상욱 후보가 “초광역 단위가 아니면 예산과 자치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적극 찬성한 반면, 김두겸 후보는 “미국 연방제 수준의 국토이용권, 자치행정권 등 실질적 권한 이양이 없으면 울산은 손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박맹우 후보 역시 “과거 울산이 경남 산하에 있던 어려운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돈을 얼마를 주든 행정구역 위주의 통합은 절대 반대”라며 김두겸 후보와 뜻을 같이했다.

토론회 다음 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준비된 후보를 선택해야 함을 보여준 판”이라며 국민의힘의 공세를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으로 규정했다. 반면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 태도로 실망감만 안겼다”며 즉흥적 공약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