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구천의 암각화’ 기념주화가 기대되는 이유

2026-05-31     강정원 논설실장

 

한국은행이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반구천의 암각화’를 새긴 기념주화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는 2010년 종묘를 시작으로 제주 화산섬, 석굴암·불국사,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으로 이어져 온 대한민국 세계유산 기념화폐의 영광스러운 계보를 잇는 쾌거이자, 선사시대 인류의 삶과 정신세계를 생생하게 담아낸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독보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공인받은 결과다.

이번 기념주화 발행의 의미가 유독 깊은 것은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와 맞물려 발행된다는 점이다. 전 세계의 문화·자연유산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 시점에, 반구천의 암각화를 국가 대표 기념주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신의 한 수와 같다. 전 세계에 우리 유산의 세계화 가능성과 문화적 품격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최고의 홍보 매개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주화의 도안이 가진 깊은 상징성과 소장 가치도 각별하다. 액면가 3만 원의 백동화로 제작되는 이번 주화는 앞면에 반구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뒷면에는 고래와 사슴, 사냥 장면 등 암각화 특유의 선사시대 문양들을 재배열해 담아낸다고 한다. 학계에서 선사시대 해양활동과 생활문화를 연구하는 세계적 희소 자료로 평가하는 만큼, 이번 주화는 단순한 화폐나 수집품을 넘어 인류의 대자연과 고대 정신세계를 압축한 하나의 ‘예술품’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반구천의 암각화 기념주화는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하고, 나아가 울산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화라는 일상적이면서도 격조 높은 매개체를 통해 국민들은 멀게만 느껴졌던 선사시대의 유산과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역사적 자긍심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울산시는 이번 기회를 등재 기념에만 머물지 말고,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반구천 암각화의 역사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문화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살아있는 기억이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기념주화 예약 접수는 단순한 화폐 구매가 아니라 우리 역사의 가장 깊은 뿌리를 소장하고 기억하는 일이될 것이다. ‘반구천의 암각화’ 기념주화 발행이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온 국민이 문화적 자부심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