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경의 21세기 미술관](147)가브리엘 오로즈코, ‘멋진 사자물고기’

경계 없는 탐구 본능

2026-06-02     고은정 기자
가브리엘 오로즈코, ‘Guapo Lion Fish’, 2024, 금박 시키시판에 템페라, 수채물감, 33×24 cm.
‘가브리엘 오로즈코(Gabriel Orozco, 1962~ )’는 일상적인 재료와 환경,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영감을 소재로, 드로잉, 사진,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다. 멕시코의 항구도시 벨라크루즈에서 태어났으나 도쿄, 멕시코시티, 파리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돌며 유목민 같은 생활을 했다. 특정 ‘거주지’를 고집하지 않는 그의 생활 방식은 작품에도 유동적인 특성을 부여했고, 그에 따라 작가의 작품 세계에는 자발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재료와 주제가 자유롭고 유연하게 탐구되어있다.

1990년대 초부터 가브리엘 오로즈코는 자연을 구성하는 기하학적 형상을 관찰하고, 작업 당시의 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토착소재를 다루는 작업을 해왔다. ‘Guapo Lion Fish(2024)’도 시키시(일본전통 그림판) 위의 물고기 형상과 나뭇잎 프린트에 템페라와 수채물감이 어우러져 있다. 2021년 이후 작가가 멕시코 아카풀코와 일본 도쿄에서 발견한 현지 동식물을 작품화해 수록한 시각백과사전 같은 33권의 노트,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일본과 중국 전통 회화에서 나타나는 원을 활용한 기법과 정교한 가시와 지느러미 구조, 나뭇잎 무늬 프린트에 선염, 드로잉 등의 표현법이 활용된 흔적이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