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표 뽑는데 달랑 2팀 출격”…울산 예술경연 취지 무색
울산무용제·울산청소년연극제 지난해 이어 올해도 두 팀만 참가 울산연극제도 2팀으로 경연 치뤄 울산 문화계 ‘체질 개선’ 목소리
2026-06-07 고은정 기자
이들 행사는 전국무용제, 대한민국연극제,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 등 전국 단위 경연에 출전할 울산 대표를 뽑는 예선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실제 경연 구도는 갈수록 축소되면서 지역 예술계의 창작 역량을 폭넓게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13~14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리는 제29회 울산무용제에는 PPM무용단과 박선영무용단 등 두 팀이 참가한다. 지난해 제28회 울산무용제도 두 팀만 출전했고, 2024년 제27회 울산무용제 역시 두 팀만 무대에 올랐다.
지역 무용계는 적은 무용 인구와 부족한 예산, 전문 무용수 기반 약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지역에 무용 단체가 여러 곳 있더라도 실제 무용수들이 중복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 독립적인 작품 제작 역량을 갖춘 팀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박선영 울산무용협회 회장은 “직업무용수들이 활성화된 인근 부산과 달리 울산은 무용 인구도 적고 예산도 부족하다”라며 “울산시립무용단도 몇 년간 단원을 뽑지 않는 등 젊은 무용수들의 활동 기반이 정체돼 있고, 그나마 활동하는 무용수들도 출산과 육아, 개인 활동 등으로 작품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했다.
청소년연극제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제29회 울산청소년연극제는 오는 11~12일 토마토소극장에서 범서고와 학성여고 등 2개 고등학교 연극반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울산청소년연극제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10개가 넘는 고교가 참여했던 행사다. 2010년대에도 7~8개 고교가 참가했지만, 2021년 3팀, 2022년 4팀에 이어 2023년부터는 두 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청소년의 문화적 소양과 정서 함양, 지역 연극 꿈나무 발굴이라는 취지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입시 중심의 교육 분위기가 꼽힌다. 연극은 대본 선정과 연습, 무대 제작, 공연까지 오랜 준비가 필요한 종합예술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시험 일정과 학업 부담, 학부모 우려 등이 겹치며 참여가 쉽지 않다.
전우수 울산연극협회 회장은 “현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입시 분위기 속에서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라며 “10여 년 전에는 교육청에서 학교에 청소년연극제 참가 지원금을 줬는데, 이런 예산이 없어진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와 학교가 아이들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해야 하고, 교육청에서도 예술 장르에 관심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성인 전문 극단들이 참가하는 울산연극제 역시 위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2026년 제29회 울산연극제 경연에는 울산씨어터예술단과 극단 무 등 두 팀만 참여했다. 지난해 행사에도 2024년 출전팀 6팀의 절반인 3팀만 참가하는 등 참여 규모가 점차 줄고 있다.
울산연극협회에는 9개 안팎의 극단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지만, 실제 연극제 참가로 이어지는 팀은 많지 않다. 배우 수급난과 제작비 부담, 전국 경연 예선이라는 압박이 참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협회 내부 사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무용협회와 연극협회 모두 내부 분파와 선거 후유증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라며 “회원 간 화합이 원활하지 않으면 행사 참여와 협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참가팀에 대한 제작비 현실화, 신진 예술인 유입 기반 마련, 교육청 차원의 청소년 예술 활동 지원, 학교와 협회를 잇는 협력 구조, 협회 내부 화합과 운영개선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연 부담을 낮추고 쇼케이스, 비경연 초청공연,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축제형 운영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참가팀 수 감소를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예술 생태계 위축의 신호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참가팀 수 감소를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예술 생태계 위축의 신호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