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선인 인수위, 논공행상 배제하고 ‘실무·전문가’로

2026-06-07     강정원 논설실장

 

민선 9기 울산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지방정부 인수위원회의 가동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된다.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을 비롯해 교육감, 새로 선출된 남, 동, 북구청장 당선인들이 저마다 인수위 인선과 사무 공간 마련 등 취임 전 인수인계 절차에 돌입했다. 인수위는 당선인의 시정 철학과 비전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단추이자, 향후 4년 울산 행정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기구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운동 기간 중 대규모 선거 캠프를 운영하지 않았던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은 이번에도 ‘실무형 작은 인수위’를 구성할 방침임을 알렸다. 과거 일부 단체장 인수위가 선거 승리에 기여한 인사들의 ‘논공행상’ 자리로 변질되거나, 정치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공직 사회를 압박하는 ‘점령군 행세’로 눈총을 받았던 구태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중앙 정치권 인사영입 대신 내부 공무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시정을 우선 파악하겠다는 김 당선인의 행보는 매우 시의적절하며 공감할 만하다. 이러한 ‘실무형 슬림화’ 인수위는 울산시 행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수위 조직의 규모를 줄였다고 해서 정책의 깊이까지 가벼워져서는 안 된다. 울산은 현재 AI를 기반으로 한 산업대전환, 주력 산업의 고도화,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 균형 발전 등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인수위는 선거 기간 쏟아낸 수많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게 검증하고,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짜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실무형 조직이라는 뼈대 위에 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전문가’들의 배치가 중요하다. 경제·산업·도시개발·복지 등 각 분야에서 전문 지식과 식견을 갖춘 인재들이 대거 참여해 당선인의 공약을 벼리고 다듬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인수위가 단순한 행정 업무의 인수인계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는 의미다.

인수위의 활동 기간은 한 달 남짓으로 짧지만, 그 영향은 4년 내내 이어진다. 김상욱 시장 당선인을 비롯한 모든 당선인이 짧은 기간이지만 지역의 미래를 기획할 전문가와 공직자들의 지혜를 모으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민선 9기 울산 행정의 첫 출발선이 될 이번 인수위가 ‘실무’와 ‘전문성’이라는 두 바퀴를 모두 갖추고 모범적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