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들린 줄”…울산 학성가구거리 조형물 고장·방치 논란

6억짜리 높이 5m 대형 LED 조형물 원인 불명 장애 반복 보행 환경 저해 운전자 시야 방해 교통사고 위험까지 주민 “단순 보수 넘어 전명 재검토를”

2026-06-08     윤병집 기자
학성가구거리 진출입로인 가구삼거리 일원에 설치된 조형물 LED가 고장나 화면에 나오는 ‘울산큰애기’ 캐릭터가 기괴하게 일그러져 있다.
“눈이 아플 정도로 번쩍거리는데, 귀신 들린 줄 알겠어요.”

울산 중구 학성가구거리의 입간판으로 설치된 대형 LED 조형물이 반복적인 고장을 일으키며 시민 불편과 안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파손된 LED 화면에서 강한 빛이 수시로 번쩍이고 일부 화면이 먹통 상태로 방치되면서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도시 미관까지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행·운전자 피로감 유발 안전 우려

지난 7일 오후 7시께 중구 학성동 가구삼거리 일원. 학성가구거리 진출입로인 이 일대에는 높이 5m에 달하는 대형 조형물이 시시각각 LED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화면이 깨진 듯 세로로 반절 정도만 화면이 나오고 나머지 부분은 먹통인 상태였다.

그나마 빛이 나오는 부분도 정상이 아니었다. 화면이 전환될 때마다 빛이 깨지고 번쩍이는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반복되는 이런 현상 탓에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여기에는 중구의 마스코트인 ‘울산큰애기’도 나오는데, 화면이 잘려서 신체의 반절이 잘린 채 나오거나 얼굴이 수십개의 사각평면으로 나눠져 각자 다른 색깔의 빛과 형태를 내뿜는 기괴한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었다.

인근 주민 김모(45) 씨는 “저녁만 되면 켜지는데, 저렇게 고장이 나면 근처 돌아다니는 사람들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라며 “미친 것 마냥 빛이 날뛰는데 사람 모습을 한 캐릭터도 가끔 나와서 귀신 들린 것 같아 무섭다”라고 전했다.

학성가구거리 조형물 LED 화면의 반절이 잘렸고, 나머지 부분에서 나오는 빛도 일그러져 형체를 구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일대를 지나다니는 운전자에게 눈 피로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대에 자주 차를 몰고 다닌다는 정모(32) 씨는 “화면이 바뀔 때마다 빛이 번쩍번쩍 비춰대니 운전하는 입장에선 피로감도 들고, 갑자기 시야가 차단되다 보니 스트레스가 크다”라며 “평소에도 그런데, 저렇게 망가지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고장도 자주 나던데 대대적으로 손을 보던가 아예 화면을 안 띄워야 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독일산 부품고장나면 수급 어려워

해당 조형물은 지난 2023년 중구가 추진한 학성가구거리 리디자인 사업의 핵심 시설물이다. 당시 가구거리 진출입로 양쪽에 조형물 2기를 설치하는 데에만 약 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당시에도 사업비 대비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보행환경 저해, 운전자 시야 방해 등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고장도 자주 반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차례 고장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최근 또다시 LED 패널이 파손되면서 사실상 3개월 주기로 장애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확한 고장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유지·보수 부담도 적지 않다. 해당 조형물에는 독일산 부품이 사용돼 부품 수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로 인해 고장이 발생할 때마다 장기간 방치되는 기간이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보수 차원을 넘어 반복적인 파손 원인을 규명하고 현재 운영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가구거리협의회를 통해 파손 여부를 파악했고,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보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