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높아지는 무효표, 교육감 선거제도 재검토할 때다

교육감 선거 무효표 4년 전보다 대폭 증가 러닝메이트제 등 다양한 대안 검토 목소리 주민 참여 확대 위한 현실적 방안 모색해야

2026-06-08     박봉철 울산교총 상임고문·학성고 진로진학부장·본지 독자권익위원
박봉철 울산교총 상임고문·학성고 진로진학부장·본지 독자권익위원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국민의 의사를 정책에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적 장치이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지역 교육의 방향과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최근 교육감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현행 제도의 실효성과 한계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전북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5만2천여 표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 3만2천여 표보다 약 2만 표 증가한 수치다. 같은 선거에서 전북도지사 선거 무효표가 2만2천여 표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육감 선거에서 유독 높은 무효표가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이해도와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 불린다. 그러나 현실에서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의 충분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학부모 시기를 이미 지난 시민들은 교육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으며, 교육 현장을 잘 아는 퇴직 교원들조차 후보자 정보와 정책을 충분히 접하지 못한 채 투표에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자치 실현이라는 취지 아래 도입되었다. 주민이 직접 교육 수장을 선출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나타난 현실은 기대와 다소 차이가 있다. 후보자 인지도 부족, 정책 검증의 어려움, 낮은 투표 관심도, 높은 무효표 비율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금지되어 있어 일반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성향과 정책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도지사나 시장 후보에 비해 교육감 후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낮다. 결국 후보를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하거나 기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는 높은 무효표로 이어진다. 교육감 직선제가 추구했던 주민 참여와 교육자치의 가치가 현실에서는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감 선거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 대안 중 하나로 꾸준히 논의되고 있는 것이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 도입이다. 지방행정과 교육행정의 연계성을 높이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오늘날 교육정책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무상급식, 교육복지, 학교시설 개선, 돌봄정책, 교육경비 지원 등 대부분의 교육정책은 지방재정과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실현 가능하다. 아무리 교육감이 우수한 정책을 제시하더라도 지자체의 협조가 없다면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반면 러닝메이트제가 도입될 경우 교육행정과 일반행정 간 정책 목표를 공유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 발전 전략과 교육정책을 연계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교육복지 확대나 지역 인재 육성 정책 등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교육감이 단체장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될 경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자치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러닝메이트제를 검토한다면 교육감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도 학부모와 교육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이나 선거인단 제도 도입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제도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행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개선 방향을 찾는 일이다.

높아지는 무효표는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다. 이는 교육감 선거제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이며, 교육자치 제도의 실효성을 되돌아보라는 사회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제 국회와 정부, 교육계는 교육감 직선제의 운영 성과와 한계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교육자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주민의 선택이 보다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제도는 무엇인지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교육감 선거가 진정한 정책 경쟁의 장이자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다 깊이 있는 사회적 논의와 제도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박봉철 울산교총 상임고문·학성고 진로진학부장·본지 독자권익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