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식별 어려워’…울산 초등학교 운동장 CCTV 실효성 논란
200만 화소 이상 고화질에도 건물 옥상 설치 촬영 거리 멀어 사건 발생 시 인물 식별 불가능
울산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장애 아동 성추행 의혹 사건(2026년 6월 8일 6면 보도)으로 학교 운동장 CCTV의 실효성 문제가 드러났다. 범죄 예방을 위해 설치됐지만 정작 사건·사고 발생 시 인물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원거리에서 촬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9일 울산의 A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4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학교 운동장을 비추는 CCTV는 2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장비다.
#운동장, 의무 대상 제외 안전 사각 방치
다만 학교 건물 옥상에 설치돼 운동장 전경은 확인할 수 있지만 촬영 거리가 멀어 인물의 얼굴을 식별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운동장을 비추는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촬영 거리가 멀어 얼굴 식별은 사실상 어렵다”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일명 하늘이 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은 학교 출입문과 건물 출입구, 복도, 계단 등 학교 내외부 주요 공간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운동장은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안전 사각지대 우려가 제기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특히 주말이나 방과 후에는 운동장을 이용하는 주민과 학생들이 많아 외부인 출입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며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인 만큼 운동장에도 사각지대 없이 CCTV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울산지역 학교 CCTV 성능은 과거 저화질 논란 이후 크게 향상됐다. 지난 2016년 기준 울산지역 학교 CCTV 4,846대 가운데 49.8%인 2,413대가 50만 화소 미만 저화질 장비로 조사돼 얼굴이나 차량 번호 식별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울산교육청 “노후 CCTV 순차 교체”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 모든 학교에는 2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CCTV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또 야간 감시가 필요한 장소에는 적외선 기능을 갖춘 CCTV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CCTV 내용연수가 통상 10년인 만큼 교체 시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일괄 교체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우선 해당 학교 운동장 CCTV를 500만 화소 장비로 교체하도록 조치한 상태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관련 예산을 확보해 노후 CCTV를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다”라며 “학생 안전 강화를 위해 취약 구역에 대한 CCTV 설치와 성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중순 울산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 등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초등학생이 또래 학생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