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부담 발목…울산서 외면받는 ‘햇빛소득마을’

정부 1차 공모에 신청 단 1곳도 없어 발전소 설치비 15% 이상 주민 부담 최소 수천만~억원 비용 최대 걸림돌 129개 신청 마을도 “재원 확보 부담” 울산시 ‘2030 신재생 목표’ 적신호

2026-06-09     김상아 기자
사진은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차량기지에 건설된 1MW급 태양광 발전소. 울산매일 포토뱅크
마을공동체가 직접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수익을 거두는 모델인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울산에선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발맞춰 추진하고 있지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억단위의 재원을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데다, 확실한 성공 모델이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9일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최근 진행한 ‘2026년 1차 햇빛소득마을 선정 공고’에 울산지역 마을은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참여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마을공동체와 주민에게 환원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사업이다. 마을공동체가 태양광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발전 수익을 마을 발전 기금으로 환원하는 주민 참여형 에너지 모델이다. 마을회관 지붕과 주차장, 저수지, 유휴부지, 농지 등을 활용해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행안부는 이번 사업이 지역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에너지 자립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혁신 모델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참여 마을 주민들은 사업 허가를 위해 태양광 설비 설치비의 15% 이상 재원을 우선 확보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는 발전 설비 용량 최소 기준인 300㎾ 규모 사업을 진행할 때 참여 마을의 자부담 비용이 7,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설비 용량이 클수록 사업 수익성도 높아지지만, 우선 확보해야 할 자부담 비용도 억원 단위로 오르게 된다.

게다가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처음으로 시행되는 사업이다 보니, 주민들이 믿고 참고할 만한 성공 모델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정부 보조금 없이 마을 주민들이 재원을 각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게 울산은 물론 전국 지자체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지난 8일 행안부가 발표한 1차 공고 신청 결과를 보면, 전국 11개 시도, 61개 시군에서 129개 마을이 신청했다. 참여 지자체는 대구(3), 세종(1), 경기(13), 충북(20), 충남(11), 전북(24), 전남(30), 경북(14), 경남(8), 강원(4), 제주(1) 등으로, 대구 외에는 7개 특광역시 중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구도 3개 마을이 신청하기는 했지만, 주민 자부담 15%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는 참여 마을의 설비 규모가 1,000㎾급인데, 자부담만 2억1,000만원가량이었다. 주민들이 온전히 부담이 어렵다보니 새마을금고 등 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받아 15%를 맞췄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경남도청에서 열린 ‘햇빛소득마을’ 관련 설명회에서도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당시 행안부는 “정부 보조금 등에 대해 기후에너지부와 협의 중에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답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는 상태다.

울산은 현재 울주군 381개 마을 중 2개 마을에서 800㎾ 규모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자부담이 1억원이 넘는 수준이어서, 오는 7월 31일 마감하는 2차 공모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울산시는 중앙정부 목표량에 맞춰 올해 총 1,0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우선 조성을 목표로 세웠는데, 1개 마을만 빠지더라도 목표 달성은 어려워진다. 또 자부담 문제가 해소되지 않거나,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오는 2030년까지 5,000가구가 동시에 사용하는 15㎿ 규모로 확대하는 목표 역시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