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힙하고 합하게…음악으로 ‘하나’되다
‘2026 울사운드 페스티벌’ 팍팍한 하루 견뎌낸 지친 삶에 위로 울산 뮤지션들 진심 담은 음악 무대 이번 주말 따스한 온기 채우러 오길
사계절이 뚜렷했던 시대를 살아온 중년 세대에게 6월은 여름이 시작되는 달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시인 김남조(金南祚)는 「6월의 시」에서,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라고 읊었다. 지금은 도시 중심가를 벗어나 교외로 나가도 6월 보리밭을 보기 힘들지만 내 기억 속의 잘 익은 황금빛 보리밭이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한낮엔 벌써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과 열기로 숨쉬기조차 힘든 날들도 있지만 그나마 올해는 봄부터 제법 비가 내려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식혀주고 있다.
K-pop이 온 세상의 모든 음악을 선두에서 이끌어가고 있는 지금, 20-30 혹은 MZ 세대라 불리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그들만의 음악에 매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열정과 관심을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자신이 '애정하는' 뮤지션의 콘서트는 입장권 가격에 상관없이 '올인'하는 충성심까지 보여주는 게 그들의 팍팍한 일상, 바라보기조차 미안한 청춘들의 삶의 공식인가 싶기도 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중음악 페스티벌 하면 먼저 인천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이 떠오르고, 가까이 부산에도 부산국제록페스티벌('부산락페')이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항구도시인 인천과 부산에는 락페스티벌이 '세계적'인 명성 또는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인정받고 있는데, 왜 한국 경제발전의 대들보였고 공업도시 하면 떠오르는 울산에는 뮤직페스티벌 하면 떠오르는 뭐가 없을까. 있긴 있는데, 다들 고만고만해서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인가… 애써 마음을 다독여본다.
여름엔 유난히 락뮤직 페스티벌 또는 팝뮤직 페스티벌이 잘 어울리고 그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락페스티벌들이 주로 여름에 열리고 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아마도 우리에겐 꿈같은 일이지만 여름 휴가를 최소 2주나 3주 이상 길게 쓰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휴가를 이용해 찾아온 시민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도시의 경제적 수익도 올릴 방안으로 시작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광역시이면서도 타 지역과 비교해 문화예술의 불모지에 가까운 울산은 도시를 대표할 만한 정체성을 가진 락페스티벌 혹은 뮤직페스티벌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불모의 도시 울산에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대중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울산 뮤지션들에게 자신의 끼를 맘껏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기로 했다. 울산과 연대해 지역 뮤지션들을 지원하고 있는 대구, 대전, 제주의 대표 뮤지션을 초청해 함께 멋진 무대를 준비했다.
2026 울사운드 페스티벌(ULSOUND FESTIVAL)은 바로 그렇게 만들어졌으며 다가오는 13일(토)과 14일(일) 이틀 동안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과 야외 잔디마당에서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이어진다.
함월홀에서는 지역 음악창작소가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된 각 지역 대표 뮤지션들이, 야외 잔디마당에는 울산의 직장인밴드, 청소년밴드, 장애인 뮤직그룹, 아이돌을 꿈꾸는 가족센터 어린이팀 등 다양한 아마추어 밴드들이 언젠가 함월홀에 설 날을 기대하며 뜨거운 열정을 뿜어낼 것이다.
Hip(힙)하고 Hop(합)한 모든 장르의 음악을 만날 수 있으며, '힙(유행에 앞선)'한 음악을 들으며 무대 위의 뮤지션과 관객들이 합(合)할 수 있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말 특별한 계획이 없어 고민 중인 울산 시민 여러분, 중구문화의전당 '2026 울사운드 페스티벌'을 즐기러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