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읊다] 반구대에 오실 때는

2026-06-09     고은정 기자
김종렬

반구대 오실 때는 우기를 택하시라

굽이굽이 물길 따라 물안개 끼고 돌면

이 땅의 선사인들이 맨발로 맞을지니


가능한 말소리를 줄이며 걸으시라

등 뒤를 노려보는 호랑이도 그렇지만

고래 떼 푸른 노래를 놓칠 수도 있거니


행여 천둥이 치면 선 채로 눈 감으시라

대곡천 뒤흔드는 공룡무리 포효소리에

온몸을 전율케 하는 황홀함에 젖느니


1998년 《시조문학》 천료

시조집 「다시, 옷깃을 여미며」

제6회 울산시조문학상. 제34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