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괜찮다”…울산 만디, 모스플라이 개인전

울산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Sorry, I’m Late’ 전시

2026-06-10     고은정 기자
드로잉 중인 모스플라이. SNS 캡처
울산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에서 아티스트 모스플라이(MOTHFLY) 초대개인전 ‘Sorry, I’m Late‘가 오는 6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을 오가며 활동해 온 모스플라이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원화와 판화, 미디어 작품이 제1·2전시장에 펼쳐진다.

모스플라이는 울산아트페어를 통해 지역 관람객들과 꾸준히 만나왔으며, 2023년 열린 ‘제1회 울산호텔아트쇼, HAS in Ulsan’에서는 오프닝 드로잉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타인의 요구에 맞춘 작업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낙서를 시작했다. 낯설고 서툰 시간 속에서 방황하던 펜 끝은 점차 작가만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형상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매두벅, 박존버, 신무학 등 모스플라이의 세계관을 이루는 캐릭터들이 탄생했다.

Kind Killer Service, Acrylic on canvas, 50F, 91×116.8, 2024.
모스플라이의 작업은 거창한 메시지보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다. 그는 유쾌함과 밝음 속에 숨어 있는 피로와 냉소, 외로움을 장난감처럼 다루며 작업으로 풀어낸다. 삶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비극에 대한 저항은 결국 유머와 웃음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모스플라이(Mothfly)’라는 작가명은 과거 자신이 만든 스튜디오 이름에서 비롯됐다. 나방파리가 꼬불꼬불 날아가는 모습이 자신의 그림 속 선과 닮았다고 느껴 붙인 이름이다.

작품명으로 자주 등장하는 ‘Tomorrow will be Sunny or Not’에는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기대와 체념이 함께 담겨 있다. 내일이 흐리더라도 깊이 비관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하루 속에서 눈앞의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태도다.

Cheers for yesterday_02, Acrylic on canvas, 30F, 72.7×90.9, 2025
전시 제목‘Sorry, I’m Late‘는 작가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다. 돌고 돌아 늦은 나이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늦었기 때문에 오히려 평범한 날들 사이에 있던 작고 반짝이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제때 오지 않은 것들을 기다리며 쌓아온 평범하고도 반짝이는 날들을 위트와 유머로 풀어낸다. 작가는 SNS를 통해 “돌고 돌아 늦은 나이에 시작한 내 이야기. 늦었기 때문에 오히려 보였던 것들이 있었는지 모른다”라며 “늦긴 했지만, 아무도 기다리고 있지 않았으니 생각보다 민망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052-243-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