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중소기업 ‘제조 AX’, 지역 사회가 함께 풀어야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이 거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다. 인구 감소와 고비용 구조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이제 제조업의 생존은 인공지능 전환(AX)을 얼마나 빨리 이뤄내느냐에 달렸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의 AI를 넘어 물리적 생산 공정을 스스로 제어하는 ‘피지컬 AI’와 사람을 대신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의 도입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 중소기업들에 거스를 수 없는 생존의 돌파구로 떠올랐다.
문제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 제조기업들의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어제 울산시와 SK·울산상공회의소·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울산 AI 강소기업 성장정책 토론회’에서 터져 나온 현장의 목소리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현장 설비 데이터의 비표준화, 초기 실증 비용의 막대한 부담, 그리고 AI 기술을 현장에 접목할 융합 인재 확보의 어려움까지, 중소기업 자체 역량만으로는 도저히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실질적인 상생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반가운 일이다. 중소기업의 AX가 늦어지면 울산의 거대한 제조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지역 사회가 공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지속 가능한 ‘울산형 산업 AI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민·관·학의 유기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Action Plan)이 전방위로 가동돼야 한다. 우선 울산시가 밝힌 중소기업용 GPU 인프라와 실증 지원 체계가 행정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신속히 이식돼야 한다.
아울러 현장 인력들의 AI 리터러시(문해력)를 높이기 위한 인재 양성도 시급한 과제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촘촘히 설계해, 현장 엔지니어링 영역과 AI 솔루션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공급망을 울산 스스로 구축해 내야 한다. 외부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데이터 주권(소버린 AI)’을 확보하는 일 또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핵심 과제다.
이번 토론회는 오는 9월 열리는 SK의 ‘2026 울산포럼’의 사전 소통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벌써 5회째 이어지는 대기업의 지역사회 문제 해결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9월 본 포럼에서 울산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최종 도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