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전설·불교문화·산림협력까지…울산 문화유산 가치 재조명
[대곡박물관 학술대회 ‘울산의 산, 문화가 되다’] 지역 산악문화 역사·문화적 가치 탐구 시민 체감 문화 콘텐츠 활용 방안 모색 별개 아닌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통합 일회성 사업 지양…민간·공동체 주도 지속 가능 문화 콘텐츠 자리매김 강조
2026-06-11 고은정 기자
울산대곡박물관은 10일 울산박물관 2층 강당에서 제14회 학술대회 ‘울산의 산, 문화가 되다’를 열고 울산 산악문화에 담긴 역사·문화적 가치를 살펴보고 미래 활용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선주 울산대 외래강사의 ‘울산 서북부 산악 전설에 나타난 지역 정체성 연구’, 배성동 사단법인 영남알프스천화 이사장의 ‘발품으로 개척한 울산 산악 유산의 활용’, 조원영 경상남도청 문화유산전문위원의 ‘산을 중심으로 살펴본 울산의 불교문화’, 한새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의 ‘한독산림협력사업과 미래의 울산 숲’ 발표가 이어졌다.
김선주 강사는 가지산·은을암 쌀바위 전설, 화장산 전설, 독뫼산 전설을 통해 울산 서북부 산악 전설에 담긴 절제와 공동체 윤리, 역사적 기억, 지역 간 경계와 이동의 의미를 짚었다.
배성동 이사장은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한 산악유산 활용 방안을 제안하며 “산악문화 구축을 위해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체계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선사길을 직접 걸어볼 수 있는 콘텐츠도 잘 개발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원영 전문위원은 울산 불교문화의 역사적 배경을 살폈다. 그는 달천철장이 울산 지역 세력 성장의 기반이 됐을 가능성과, 반구동 항만유적을 통한 외래 불교문화 유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한새롬 이사장은 한독산림협력사업과 소호리 참나무숲을 중심으로, 산악관광이 정복과 소비 중심에서 벗어나 공존과 회복, 주민 주도형 모델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정우규 전 한국습지환경보존연합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정용호 울산대 객원교수, 이상안 신경주대 특임교수, 이동윤 부산대 강사, 권비영 소설가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울산의 산을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설과 역사, 생태, 주민 삶을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엮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산악 전설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명과 전승 배경, 주민 기억이 담긴 지역 정체성의 자료인 만큼 체계적인 조사와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영남알프스 산악유산 활용과 관련해서는 행정 주도의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민간 주체와 지역 공동체의 역할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또 울산 불교문화 연구에서는 문헌 기록뿐 아니라 달천철장, 반구동 항만유적, 외래 유물 등 고고자료와 교역망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소호리 참나무숲과 한독산림협력사업 역시 주민의 삶과 기억, 세대 간 전승의 이야기로 풀어낼 때 지속 가능한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논의가 나왔다.
울산대곡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는 울산의 산을 자연경관이나 관광자원으로만 보지 않고, 전설과 불교문화, 산림 협력, 지역 정체성이 담긴 문화유산으로 살펴보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