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참패 책임론 ‘온데간데’…울산 민주당, 지역위원장 경쟁 격화

공모 마감 15일…전 지역구 격전지 변모 북구 5파전 예상…남구을·중구도 3파전 “쇄신 없이 차기 공천 주도권 싸움 골몰” 당원들 내부 권력 쟁탈전 비판론 고조

2026-06-14     강은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 후보군. 왼쪽부터 김태선 국회의원, 이선호 전 대통령비서실 자치발전비서관, 임동호·심규명 전 울산시당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이 6·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론이 정리되기도 전에 지역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계파 전쟁에 휩싸였다. 패배에 대한 복기와 반성, 인적 청산은 뒷전으로 미루고 2년 뒤 치러질 총선을 위한 조직 장악력을 선점하려는 원로·중진그룹과 신진 세력간의 지분 싸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지역위원회 위원장 공모 시한이 임박하면서 울산 6개 지역위원회의 대진표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선출되는 지역위원장은 하부 조직을 관리하고 당원을 확보할 뿐 아니라 시당 위원장과 함께 총선 공천 카드를 쥘 수 있는 요직이다. 이 때문에 쇄신이라는 명분 아래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기존 세력과 교체를 요구하는 세력 간의 투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가장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곳은 북구다. 북구는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기초자치단체장을 수확하며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북구 지역위원장에 도전하는 인사는 심규명 전 울산시당위원장과 박병석 전 시의회 의장, 백운찬 전 시의원, 정우진 울산시당 교육연수위원장, 임채오 북구의원 등이 출마 채비를 마쳤거나 막판 등록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심규명 전 시당위원장이 기존 정치 무대였던 남구 지역 대신 고향을 앞세워 북구를 선택하면서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공석 상태인 남구을 지역위원회 역시 다자 경쟁이 예상된다.

6·3 지방선거에서 남구청장 후보로 나섰던 최덕종 남구의원과 김우성 민주당 남구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박인서 남구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남구을 지역위원회는 지역위원장 사퇴 이후 조직 재건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신진 인사 영입론과 기존 주류 세력의 영향력 유지 움직임이 맞물리며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구는 오상택 지역위원장의 재선 도전에 임동호 전 울산시당위원장과 신성봉 전 중구의회 의장이 가세하며 뜨거운 3파전이 형성됐다.

중구를 둘러싸고는 당내 시각도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에서는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있는 인사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고 있다”라며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험지에서 싸워본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라는 반론도 나온다.

남구갑은 전태진 위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울주군은 김시욱 울주군의원이, 동구는 현역 국회의원인 김태선 의원이 당연직 지역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수십년간 울산 민주당을 쥐락펴락해 온 인사들을 향해 민주당 내 고인물이자 적폐라며 자리를 탐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당원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지역위원장 인선 직후 펼쳐질 울산시당위원장 선거는 헤게모니 투쟁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

현직인 김태선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이선호 전 울주군수와 임동호, 심규명 전 위원장까지 가세한 4파전 구도가 형성될 분위기다.

시당위원장 선거는 권리당원, 대의원 투표로 선출하기 때문에 지역위원장 결과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자칫 계파 대결이 격화될 경우 지방선거 패배 이후 수습보다 분열이 먼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쟁의 본질을 2년 뒤 치러질 총선 전초전으로 해석한다. 기존 세력은 영향력을 유지하려하고, 신진 세력은 교체와 쇄신을 명분으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민주당 울산지역 한 권리당원은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평가와 책임은 보이지 않고 모두가 지역위원장 자리부터 차지하려는 모습이 실망스럽다”라며 “정책, 인물 쇄신은 뒷전이고 오직 공천 지분 확보 경쟁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울산은 보수 성향 유권자와 노동계, 중도층의 민심이 복합적으로 동하는 지역”이라며 “민주당이 자정과 쇄신 대신 구태의연한 내부 권력 쟁탈전에 매몰될 경우 8월 전당대회를 통한 분위기 반전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