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완벽한 공조로 임산부 구한 119 응급 이송에 박수

2026-06-14     강정원 논설실장

 

한밤중 분만이 임박한 임산부와 심장 이상이 발견된 태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119 구조망이 하나로 움직였다. 울산에서 예정일보다 훨씬 앞서 양수가 터진 산모가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부산, 서울을 거쳐 서울대학교병원에 이르기까지, 소방 당국이 보여준 숨 가쁜 ‘3시간의 릴레이 작전’은 우리 사회 응급의료 이송 체계가 진일보 했음을 보여줬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긴박한 순간에 빛을 발한 소방관들의 완벽한 공조와 헌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번 사건은 자칫 대형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지난 11일 밤 울산에서 발생한 이번 응급 상황은 지역 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위험 분만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울산소방본부 소속 헬기는 정기점검으로 묶여 있었다. 지역 의료 인프라의 한계와 장비 공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위기를 기적으로 바꾼 것은 전국 119항공대 공조체계의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었다. 울산소방본부의 SOS에 소방청이 즉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수용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했고, 부산소방본부는 즉각 헬기를 지원했다. 울산 구급대가 환자를 동구 울산대병원 헬기장으로 이송하자 부산 헬기가 서울까지 날아갔고, 한강 고수부지에서는 서울 구급대가 대기했다가 병원까지 안전하게 인계했다. 최초 신고 접수부터 서울대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단 3시간. 지역의 경계를 허문 완벽한 ‘원팀(One Team)’ 플레이가 있었기에 산모는 병원 도착 후 무사히 건강한 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이번 릴레이 구조 작전은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필수·응급의료 공백’과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 속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지방의 고위험 임산부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소방 당국의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어떻게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는지 완벽히 증명해 냈다.

다만, 이번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소방 헬기 점검 등 예기치 못한 공백 상황에서도 이처럼 즉각적인 대체재가 가동될 수 있도록 전국적인 응급 헬기 공유 및 협력 체계를 상시화하고, 더욱 촘촘하게 다져나가길 바란다. 아울러 지역 내에서 고위험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상급 의료기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장기적인 대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