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홍 격화…장동혁 거취·재선거론 놓고 분열

비당권파 “즉각 사퇴” vs 당권파 “질서 있는 수습” 공천 등 계파간 셈법 복잡…의총 분수령 전면 재선거·부분 재선거·불가론까지 이견 확산

2026-06-14     백주희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에 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재선거 여부를 놓고도 당내 의견이 갈리면서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장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재선거 공세를 펼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사실상 장 대표 체제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다만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비당권파와 질서 있는 퇴진 또는 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당권파 간 입장 차가 뚜렷하다.

당권파 내부에서도 장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기류가 적지 않지만, 강제 퇴진보다는 자진 사퇴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갈등이 격화될 경우 오히려 민주당의 내홍에 맞설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기 당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도 계파 간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비당권파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총선 준비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권파는 현 체제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장 대표 거취 문제와 함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재선거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하고 있다.

당권파는 전국 단위 재선거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최근 시민들이 모인 서울 잠실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재선거 필요성을 강조했고, 김민석 국무총리와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해 공개 회동도 제안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전면 재선거가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나경원 의원 등은 선관위의 직권에 의한 부분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재선거보다는 선관위 개혁과 국정조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전면 재선거는 또 다른 논란과 소송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재선 의원들 역시 전면 재선거 주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도 재선거 문제를 둘러싼 언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정권 침해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의견과 법적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 당내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당분간 국정조사와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 활동에 집중하면서도, 조만간 열릴 의원총회를 계기로 장 대표 거취와 재선거 문제에 대한 당내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계파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의원총회가 해법을 찾기보다 갈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