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매 아파트 반려견 방치 논란…점유권 행사용 도구?

분변 가득 빈집서 한달가량 살아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남구청 점유권 문제 등 견주에 단순 인계 동물권단체 “소극적 대응” 비판

2026-06-18     심현욱 기자
배설물이 가득한 집안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 제공
동물권단체가 경매로 넘어간 빈집에 한 달여간 방치된 것으로 추측되는 반려견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동물권보호단체 케어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역의 한 빈집에 반려견 한 마리가 분변 및 쓰레기와 함께 홀로 남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 안에는 분변이 가득했으며, 사료 몇 봉지와 함께 반려견이 방치된 상황이었다. CCTV 확인 결과 해당 주택의 소유주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자 지난 5월 이사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반려견은 약 한 달가량 오물이 가득한 집에서 물 없이 사료만 먹으며 홀로 버틴 것으로 추측된다.

빈 집에서 발견된 반려견. 동물권단체 케어 제공
동물단체와 경매로 해당 아파트를 취득한 A씨는 전 소유주가 점유권 행사를 목적으로 반려견을 방치했다고 주장한다.

A씨는 “4월쯤에 경매로 아파트를 취득했다”라며 “전 소유주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관리실에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인데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고 했다. 최근 집에 들어가 보니까 온 집에 쓰레기로 가득 차 있고 개 분변이 가득했다. 개 사료만 왕창 부어 놓고 나간 느낌이었다. 물을 못 마셨는지 빈 그릇에 물을 부으니까 강아지가 물을 허겁지겁 마셨다. 강아지는 짖음 방지 목걸이도 착용된 상태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인지 후 관할 당국의 대처 또한 도마에 올랐다.

케어 관계자에 따르면 동물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경찰은 점유 문제를 언급하며 소유자에게 전화를 걸어 반려견을 데려가라고 명령하는 데 그쳤다. 남구청 역시 소유자가 데려갔으니 끝났다며 적극적인 구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아지는 견주에게 그대로 되돌려졌다.

케어 관계자는 “이건 동물 학대라고 보고 지자체에서 격리 조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찰은 당장 아사 직전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 학대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던데 심각하게 동물보호법을 모르는 것 같다. 동물보호법은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동물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항의와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남구는 다음날 견주로부터 소유권을 양도받았고 케어 측은 해당 반려견을 기증받았다.

경찰은 해당 사안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남구는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동물 학대 여부는 명확해야 하기 때문에 경찰에서 판단한다”라며 “견주와 얘기해서 소유권을 포기 받고 인수하게 됐다. 아무래도 사육환경이 나쁜 것 같으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다. 견주는 이틀에 한 번씩 집을 방문해 반려견을 돌봤다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라 각 지자체는 동물보호관을 지정하고 동물학대 예방 및 재발방지 조치 직무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