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10년 공들인 외상센터 무너진다”…지원 확대 목소리

[이슈진단] 지역필수의료법 내년 시행…지역 대응 방안은? (중)무너지는 권역외상센터, 지자체 적극 지원 필요 숙련의 매년 이탈…외상센터 존립 위기 경고 전국 최고 수준 생존율에도 처우·인력난 심화 “3~4년 내 기능 약화 우려” 지원책 마련 촉구

2026-06-21     김상아 기자
울산대학교병원은 16일 울산 동구 타니베이 호텔에서 ‘제8회 2026년 울산권역 공공보건의료 원외 대표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울산대병원 제공

울산은 물론 영남권역 중증외상 환자 최후 보루인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존립을 위해 ‘지역필수의료법’을 통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성이 제기됐다.

같은 직군 대비 높은 근무 강도, 낮은 처우로 숙련된 의료진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현장을 떠나고 있는데, 10년간 공들인 외상센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근무 강도 높은데 급여는 2.5~3배 차이

김지훈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최근 열린 ‘제8회 2026년 울산권역 공공보건의료 원외 대표협의체 회의’에서 센터가 무너지고 있는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지난 5~6년 사이 매년 숙련된 의료진이 1명씩 센터를 떠나고 있다. 올해 8년간 근무한 의료진이 나갈 예정이고, 작년에는 7년, 재작년에는 6년, 그 이전에는 13년 근무한 분이 병원을 떠났다.

문제는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같은 직군인 2차 병원 외과와 처우를 비교했을 때 급여가 보통 2.5배~3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근무 강도는 외상센터가 훨씬 높다. 급여를 조금이라도 올리려면 당직 숫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도 한계가 있다. 사명감으로 남아있던 의료진들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지치고, 노후를 생각할 50대가 가까워지면 나가고 싶어진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 17개소 중 인력이 풍부한 센터로 꼽힌다. 특히 외상 환자 생존율은 전국 톱을 기록하며 권역외상센터의 모범을 보이고 있지만, 의료진 누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김 센터장은 이대로라면 울산도 3~4년 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필법 활용 추가 근무 수당·파격 인센티브 필요

이에 김 센터장은 ‘지역필수의료법’을 근거로 계약형 지역 의사제를 통해 근무 수당을 추가로 줄 수 있는 방법이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지역필수의료법은 지역에서도 생명·건강과 직결된 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이용하도록 국가·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울산시가 필수의료 및 진료권의 정의, 중앙·지방 간 협력 구조, 필수의료 전달체계 및 거버넌스 작동 모형, 필수의료지원센터 설치·운영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하위 법령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권역외상센터의 정상 운영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을 또 한 번 강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역 응급의뢰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총 233건의 의뢰가 있었다. 이 중 165건을 권역외상센터가 처리했다. 진료권을 타지역까지 확대하면 1년에 경남에서 120명가량, 경북에서 60명가량, 그 외 40~50명이 울산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렇게 외상센터가 버텨주면서 ‘응급실뺑뺑이’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우려가 컸을 때도 외상 환자만큼은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센터장은 “지역필수의료법의 정의대로 소외되고 돈이 안되지만 꼭 필요하고 빨리 해야하는 의료분야에 집중해서 울산시와 정부와 시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아직도 사명감으로 헌신하는 의료진들이 많다. 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