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비지에 ‘저당’…울산 평창리비에르 주민들 재산권 침해 호소
소송 승소에도 체비지 대장 등재 지연 1000여 세대 20년 넘게 재산권 침해 매매시 2300만원 공동예치 관행 분통 조합·행정기관 간 입장차 논란 확산
2026-06-21 김귀임 기자
21일 평창리비에르 체비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아파트 3,152세대 중 2,100여 세대는 일반분양을 통해 입주했고, 1,000여 세대는 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이들 1,000여 세대가 소송에 나선 배경에는 진장·명촌토지구획정리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체비지 소유권 분쟁이 있다. 체비지는 사업 시행자가 사업비 충당 등을 위해 환지 대상에서 제외한 토지다.
해당 아파트는 체비지에 건립됐으나, 진장·명촌토지구획정리사업 준공 전인 2006년 시공사가 부도난 데 이어 2019년에는 조합마저 파산했다.
이에 주민들은 분양 당시 ‘체비지 매수인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조합을 상대로 체비지대장명의변경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23년 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소송세대들은 여전히 대장 등재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조합이 체비지 대장 등재를 이행하지 않아 제대로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조합은 한 차례 파산한 뒤 집행부 교체 등을 하며 올해 새롭게 구성됐다.
대장 미등재에 따라 주민들은 일부 공인중개업소가 ‘매수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거래 과정에서 매매대금 중 약 2,300만원을 매도인과 매수인 공동명의로 예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소송을 통해 권리를 인정받은 세대의 경우 정상적인 매매가 사실상 제한되고 있으며, 급매물 위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선희 평창리비에르 체비지 대책위원장은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체비지 대장에 등재되고 있지 못해 소송세대의 경우 급매로 거래되는 상황에 놓였다. 급매 거래 가격이 실거래가로 등록되면서 단지 전체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 소송 세대 중 3분의 2 이상이 매매됐고, 여전히 ‘공동예치금’을 설정하며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산권이 있다고 명백히 인정받았음에도, 13년째 돈이 묶인 주민도 있다”며 “일부 공인중개사는 ‘체비지 대장에 등재돼 있지 않더라도 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는 행정의 해석이 있어야 인정하겠다 한다. 울산시와 북구는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밝혔다.
반면 조합 측은 체비지 등재가 당장 가능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체비지 특성 상 조합 사업이 마무리돼야 체비지 대장 등재가 가능하다”며 “준공 절차가 완료되면 등재가 이뤄지며, 유권 해석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 주민 현장간담회에서도 언급됐다.
이에 대해 김 당선인은 “체비지는 공적 장부가 아니다 보니, 체비지 위에 세워진 평창리비에르 아파트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등기는 조합 사업이 완료되기 전에는 넘길 수 없는 것으로 안다. 시가 직접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시 차원에서 조합과 주민 간 의견을 조율 할 수 있도록 TF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관련해 북구 관계자는 “환지와 관련된 서류는 조합에서 발급해야 하는 사항으로 알고 있으며, 조합에서도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은 지난 1998년 허가받은 뒤 1999년 평창토건이 시공을 맡았으나, 2006년 평창토건의 부도로 공정률 약 87% 상황에서 20년째 공사가 중단됐다. 지난 2019년 조합이 파산 선고를 받았으나, 지난 4월 재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