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폭우’ 코앞인데…울산 방재사업 12곳 중 준공은 단 1곳 뿐

12개 자연재해 예방사업…공사 3건·설계 8건 차바 악몽 겪은 반천·태화지구 여전히 진행형 올여름 폭우 전망 속 방재시설 완성도 시험대

2026-06-22     김준형 기자
민선9기 울산시장 당선인 시민안전실 시정 현안업무 보고회가 열린 22일 남구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을 비롯한 인수위원, 실·국·본부장 등이 회의를 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올해 ‘엘니뇨’ 기상 이변에 따른 폭우와 폭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울산의 주요 자연재해 예방사업 상당수가 아직 공사·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민선 9기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에 보고된 울산시 시민안전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울산에서 추진 중인 자연재해위험개선, 풍수해 생활권, 우수유출 저감시설 관련 사업은 모두 12개다.

전체 사업비는 3,798억원이며, 올해 사업비는 356억원이다. 이 가운데 준공 사업은 중구 태화지구 1건뿐이고, 공사 중인 사업은 중구 내황·남구 신정3·울주 반천 등 3건이다. 나머지 8건은 설계 단계다.

하지만 올해 엘니뇨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은 올여름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6~7월 강수량은 대체로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가 곧바로 한반도 집중호우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 변화, 국지성 강수 변동성이 겹칠 경우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특히 울산처럼 하천과 저지대, 산업단지가 함께 얽힌 도시에서는 배수펌프장과 유수지, 고지배수로 등 방재시설의 실제 가동 여부가 피해 규모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

대표적인 우려 지역은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아파트 일원이다. 반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총사업비 299억원 규모로, 배수펌프장 3대와 7,500㎥ 규모 유수지 설치, 반천천 1,148m 정비 등이 포함돼 있다. 전체 준공 목표는 2027년 12월이다.

반천현대아파트는 과거 침수 피해가 반복된 곳이다.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600여대가 침수되고, 차를 빼러 나간 주민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에도 100㎜가 넘는 폭우로 아파트 인근 차량 51대가 침수됐고, 울주군은 이후 유휴부지를 활용해 440대 규모 대체주차장 조성을 추진했다.

배수펌프장을 정상 가동하려면 고압 전기 인입이 필요하지만, 한전 전기 연결과 공사 발주 시점이 맞물리면서 가동 일정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비상발전기를 연결해 우선 가동시키겠다”며 “한전 전기 인입은 7월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구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역시 배수펌프장이 준공됐지만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

태화 지구 사업은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태화시장 일대에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한 뒤 추진됐다. 사업비는 598억원으로, 태화시장 배수펌프장과 태화동행정복지센터~동강병원 인근 고지대 고지배수로 설치가 핵심이다.

태화시장 배수펌프장의 경우 올해 초 준공됐다. 시설은 지상 3층, 연면적 933.34㎡ 규모로 8,500㎥ 저류조와 분당 1,700t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펌프 등을 갖췄다.

그러나 당초 함께 추진됐던 고지배수터널은 중단 상태다. 발파 과정에서 소음·진동에 따른 건축물 피해 우려, 도로 통제에 따른 영업 손실과 통행 불편 민원이 이어졌고, 공법 변경과 사업비 증가 문제가 겹치면서 사업이 멈췄다.

시는 고지배수로 미설치에 따른 방재 성능 보완책으로 유곡·무주골 우수유출저감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유곡동 457번지 유곡저류지와 33번지 무주골 일원에 우수저류시설 2곳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총 저류 용량은 12만6,000t이다. 사업비는 104억원이며, 2027년 실시설계, 2028년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다른 사업도 대부분 갈 길이 남았다. 중구 내황지구는 배수펌프 증설과 간선 연결 관로 교체 등이 진행 중이며 내년 6월 준공 목표다. 남구 신정3지구는 배수펌프 증설과 관거 개선 등을 추진해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구 여천지구는 여천천 하도 정비와 홍수방어벽 설치 등을 위한 설계용역 단계이고, 울주군 무동·오복·정토지구와 북구 명촌·중산동 등도 대부분 설계용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