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성니코틴’ 규제, 길거리 자판기부터 정비해야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규제하는 개정 담배사업법이 마침내 본격적인 시행 궤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는 두 달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오는 7월 15일까지 전국 지자체와 함께 집중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동안 법적 사각지대에서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하고 금연 정책의 구멍으로 작용했던 합성니코틴 액상이 정식 ‘담배’의 틀 안으로 들어온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법이 시행되었음에도 단속 현장의 실효성은 낙제점에 가깝다. 당장 울산 남구 삼산동과 무거동 등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번화가 길거리에는 ‘24시간 전자담배 자판기’가 버젓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상 담배 자동판매기는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장소나 흡연실 등 극히 제한된 곳에만 설치할 수 있다. 누구나 지나다니는 상가 앞 인도가 전자담배 자판기의 설치 장소가 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이처럼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길거리 자판기’가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는 것은 지자체의 지도·점검이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자판기에 성인인증 장치가 붙어있다고는 하나, 비대면 판매의 특성상 타인의 신분증 도용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유해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제가 행정의 무관심 속에서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흡연 트렌드는 무섭게 변하고 있다. 최신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궐련 담배의 흡연율은 감소 추세인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최근 7년간 무려 73.1%나 폭증했다. 냄새가 덜 나고 거부감이 적다는 이유로 젊은 층과 청소년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합성니코틴에 대한 단속과 규제가 겉돌면, 정부의 금연 정책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집중 점검 기간을 단순히 ‘금연구역 내 흡연 단속’이라는 생색내기식 활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 불법 자판기 설치 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행정 처분과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사법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합성니코틴’에 대한 새 규제가 현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당국의 철저하고 엄정한 단속을 촉구한다. 아울러 최근 온라인 등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사니코틴’에 대한 유해성 판단과 함께 규제 방안도 마련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