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건강] “체한 줄 알았는데”…등까지 번지는 복통, 췌장염 신호
[김재희 동강병원 전문의_췌장염 바로알기]
췌장은 위의 뒤쪽, 십이지장과 비장 사이에 위치한 소화기관이자 내분비기관이다. 소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소화를 돕고 이러한 소화효소는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내분비기관으로서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고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여 체내 에너지 균형을 유지한다. 따라서 췌장은 소화와 혈당 조절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이런 췌장이 담석, 음주, 고지혈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손상되면 췌장염이 발생하고, 이는 주변 조직과 타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크게 급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 자가면역성 췌장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김재희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췌장염에 대해 살펴봤다.
#급성 췌장염
급성췌장염은 음주, 담석, 고중성지방혈증 등으로 인해 급성으로 췌장에 발생하는 염증이다. 대부분 경증으로 별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되는 경과를 보이지만 약 20% 정도에서 중증으로 진행된다. 사망률은 평균 2%이지만, 중증 췌장염에 이어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급성 췌장염을 의심하는 가장 중요한 증상은 명치 혹은 상복부의 지속적인 심한 통증이 등 쪽으로 방사되는 급성 복통이다. 통증은 대부분 상복부에서 나타나지만, 간혹 흉부나 하복부로 방사될 수 있고 복통 외에도 식욕부진, 오심, 구토 및 위장운동 저하로 인한 복부 팽만감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 급성 췌장염 환자의 30~40% 정도에서는 복통 없이 혼수상태나 다발성 장기 부전 상태로 내원하여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급성 췌장염은 복통, 혈청 췌장 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상승, 복부 영상 검사상 췌장 염증 소견이 동반되어 있을 경우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 적절한 수액치료 및 금식으로 호전되지만, 췌장 가성낭종, 급성괴사저류, 구역성 췌장괴사와 같은 국소 합병증이 동반된 중증 급성췌장염의 경우 사망률이 12~25% 정도로 높으며 많은 경우 적절한 시기에 중재적 시술이나 외과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췌장염 치료에서 회복 후 원인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 담석증에 의한 급성 췌장염일 경우 재발을 예방할 목적으로 담낭 절제술이 요구되며, 금주는 알코올성 급성 췌장염 환자에게 필수다.
#만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은 췌장에 지속적인 염증과 섬유화가 발생해 비가역적 구조적 변화와 기능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알코올이며 만성췌장염 원인의 40~70%를 차지한다. 흡연은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만성췌장염의 진행을 촉진하고 통증 및 췌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반복적인 상복부 통증이며 식후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수년간 반복되는 특징을 지닌다. 만성 췌장염이 진행하면 통증은 다소 감소되나 췌장기능부전이 발생하여 소화불량, 지방변, 당뇨 및 저혈당증의 위험이 높아지며 영양실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은 복부 CT에서 췌장의 석회화, 주췌관의 확장, 췌장의 위축 등의 소견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CT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 MRI, 초음파내시경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 췌장암의 발생률이 일반인에 비해 약 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금주 및 금연을 유지하며 혈액검사 및 정기적인 CT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면역성 췌장염
자가면역성 췌장염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특수 형태의 만성췌장염으로, 췌장 실질과 췌관에 림프구 및 형질세포의 침윤과 섬유화가 발생해 췌장 증대와 췌관 협착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면역글로불린의 아형 중 하나인 Ig G4 관련 여부에 따라 1형과 2형으로 구분되며 한국은 Ig G4 상승과 연관된 1형 자가면역성 췌장염이 대부분이다. 1형 자가면역성 췌장염은 췌장뿐 아니라 침샘, 눈물샘, 신장, 후복막 등 여러 장기를 동시에 침범할 수 있다.
자가면역성 췌장염은 일반적인 만성췌장염과 달리 심한 복통보다는 황달로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고 복통이 생기더라도 전형적인 만성췌장염과는 달리 경도의 둔한 상복부 통증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젊은 환자에서 원인 미상의 반복되는 급성 췌장염이 발생할 때 또한 자가면역성 췌장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자가면역성 췌장염은 혈액검사상 Ig G4 상승 소견을 보이고 복부 CT에서 미만성 또는 국소성 췌장 증대, 주췌관의 길고 불규칙한 협착을 보일 때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는 황달, 복통, 담관 협착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며 관해 유도율은 90% 이상으로 치료 효과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재발이 흔해 스테로이드 반복 치료를 요할 수 있으며 스테로이드 의존성,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당부
췌장염은 단순한 소화기 질환이 아니라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심한 복통이나 반복되는 소화기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주 습관 관리와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으므로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염이 췌장암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만성질환이나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