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학교육상부 지원 중단 백지화, 잘한 일이다

2026-06-24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육상연맹과 전문 지도자 간의 갈등으로 촉발됐던 학교 육상부 지원 중단 사태가 다행히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울산육상연맹이 최근 이사회를 열고 초·중·고 육상부에 통보했던 행정·재정 지원 중단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백지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어른들의 싸움 탓에 훈련 중단과 진학 차질이라는 벼랑 끝에 몰렸던 지역 학교 육상 꿈나무들이 다시 마음 놓고 종합운동장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연맹의 이번 철회 결정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잘한 일이다.

 이번 사태는 체육계 내부의 갈등 해결 방식으로 ‘학생 선수 볼모’라는 최악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다행히 울산시체육회와 울산시교육청, 육상연맹, 지도자 측이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수차례 협의를 이어간 끝에 극적인 파행을 면할 수 있었다. 이로써 대회 출전 지원과 행정 업무가 정상화돼 선수들의 대회 준비와 훈련도 차질 없이 이어지게 됐다.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내야 한다는 교육당국과 체육계의 중재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그러나 이번 방침 철회로 급한 불은 껐지만, 과제는 지금부터다. 체육계 안팎의 지적대로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맹과 지도자 간의 깊은 불신과 소통 부재라는 불씨가 그대로 남아있는 한, 언제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해 또다시 학생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시방편식 소나기 피하기로 끝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연맹과 지도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상설 소통 창구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교육청 소속인 운동부 지도자들과 체육회 산하 단체인 연맹이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지 않도록, 공적 영역에서의 중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학생 선수의 학습권과 운동권을 침해하는 조치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울산육상연맹과 지도자들은 이번 백지화 조치를 계기로 해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어른들의 건강한 소통과 상생의 토양 위에서만 아이들이 마음껏 달리고 꿈을 키워갈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